고위당정, 추경 및 재난지원금 협의.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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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은 28일 오후 국회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협의회에서 4차 재난지원금 지원을 위한 추경예산안을 이번 주 마련하기로 했다.
이낙연 대표는 “이제까지 지원대상이 아니었던 분들 가운데 새로 들어오는 분이 얼추 200만 명 추가되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수고용 노동자, 프리랜서 노동자, 법인택시 기사 등이 새롭게 지급대상이 포함됐다”며 “부모님의 실직이나 폐업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들께도 특별 근로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모의 실직·폐업을 명분으로 대학생에게까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정당하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들은 대부분 자립이 가능한 성인인데다, 코로나19로 매출·이익이 감소하는 등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계층도 아니다.
특히 이들의 부모는 실직·폐업한 자영업자로 재난지원금을 받기 때문에 이중 지원이 될 수 있고, 미성년 자녀를 둔 실직·폐업 가정은 추가 지원에서 배제돼 역차별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오는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투표권을 가진 대학생의 표심(票心)을 노린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4차 재난지원금 대상에 노점상이 포함되는 것에 대해서는 다른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심하다. 이들이 소득을 축소 신고하거나, 객관적인 매출 파악이 어렵다는 점에서다.
자영업자들의 인터넷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세금 꼬박꼬박 내는 우리가 호구다”, “세금 제대로 안 내는 이들까지 지원하는 정책을 이해할 수 없다”, “노점상 하는 분들의 표만 소중하다는 건가”, “노점상 깔러 가겠다” 등의 반응이 올라온다.
서울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36)씨는 “노점상은 카드 결제 시스템 등도 잘 갖추지 않아 연 매출이 낮게 잡히고 이에 따라 간이 사업자로 분류돼 부가가치세 면제 등의 혜택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도권 안에서 정식으로 장사하는 자영업자를 국가가 구제해줘야 하는데 애먼 사람을 지원한다고 하니 황당하다”고 덧붙였다.
‘유리 지갑’인 월급쟁이의 불만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자신이 다니는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급여생활자 중에서도 수입이 줄어든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직장인이 많이 찾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자영업자나 프리랜서ㆍ법인택시기사만 피해를 본 것이 아닌데 왜 내가 낸 세금으로 이들을 지원해야 하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난지원금이 경제적 근거가 아닌 ‘정치적 셈법’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면서 “이처럼 형평성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판 이상의 논란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손해용ㆍ김지혜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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