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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그땐 그랬지]노재팬부터 곰표 맥주까지… 급변하는 맥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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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맥주, 2018년 정점으로 내리막길… 불매운동 영향

국내 주류 업체, 신제품·무알코올 제품 등 잇따라 선봬

수제 맥주 시장 관심↑ CU, 곰표 밀맥주로 ‘대박’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롯데아사히주류가 이달 초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희망자에 한해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2019년 시작된 ‘노재팬’ 열풍에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롯데칠성음료와 일본 아사히그룹홀딩스가 지분을 절반씩 들고 있는 합작 법인이다.

단 몇 년 사이에 맥주 시장의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한국 맥주를 밀어내고 ‘혼술족’의 입맛을 사로잡은 외국 맥주는 이제 국내 수제 맥주에 밀려났다. 코로나19로 회식이 어려워진 대신 지인끼리 호텔이나 집에서 파티를 즐기는 경우가 늘면서 국내 대기업 맥주 수요도 다시금 회복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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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수퍼드라이(사진=롯데아사히주류)


◇ 잘 나간단 소리도 옛말… 힘 못쓰는 수입맥주


26일 관세청 수입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맥주 수입액은 2016년 1억8155만달러(약 2037억원)에서 2018년 3억968만달러(약 3475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2억2692만 달러(약 2498억원)까지 감소했다.

2018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맥주 업계는 유례없는 위기라고 말할 정도로 외국 맥주에게 밀리는 모양새였다. 혼술 문화가 점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차별화된 맛을 보유하고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가격도 낮아진 수입맥주의 인기가 높아진 탓이다. 당시 편의점의 수입맥주 점유율은 60%대를 돌파한 반면 국산맥주 출고량은 9% 가량 줄어들었다.

하지만 2019년부터 수입맥주가 지위는 고꾸라졌다. 무엇보다 일본 불매 운동의 영향이 컸다. 2019년 7월 일본이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징용 노동자 보상 판결에 반발하면서 수출을 규제하자 국내에서는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불매 운동이 거세게 일어났다.

이에 따라 2018년 7830만 달러(약 861억원)로 정점을 찍은 아사히, 삿포로, 기린 등 일본 맥주 수입액은 2019년 3975만 6000달러(약 436억원)로 성장세가 꺾였다. 지난해에는 556만 8000달러(약 61억원)로 전년 대비 85.7% 수입액이 급감했다. 국가별 맥주 수입 순위도 네덜란드와 미국은 물론 중국에게도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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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와 한맥(사진=각 사)




주류업계, 무알코올 맥주·수제 맥주 등 트렌드 따라잡기 박차

국산 맥주는 어떨까. 국산 맥주 또한 시장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홈술 트렌드가 이제는 하나의 문화로 정착하면서 무알코올 맥주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류업체들을 경쟁적으로 무알콜 맥주를 출시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앞서 2012년 무알코올 맥주인 하이트제로0.00을 선보이며 무알코올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2017년 롯데칠성음료는 클라우드클리어제로를 내놓았고 지난해에는 오비맥주도 비알코올맥주 카스0.0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또한 기존과는 다른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해 고착화된 맥주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움직임도 엿보인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2019년 ‘테라’를 출시해 맥주 시장에 ‘녹색병’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테라는 출시 100일만에 1억병을 판매했다.

맥주 업계 1위인 오비맥주 또한 지난달 신제품 ‘한맥’을 새롭게 출시했다. 오비맥주가 대한민국을 대표할 라거를 찾기 위해 시작한 ‘대한민국 대표라거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한국적인 맛을 위해 우리 국민의 주식인 국내산 쌀을 사용했다. 업계에서는 테라와 마찬가지로 초록병을 사용한 점 등에 비추어 테라를 겨냥한 제품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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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 충주 맥주공장 내부(사진=롯데칠성음료)




판 커지는 수제 맥주 시장

수제 맥주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전유물이라 생각했던 수제맥주 시장에 대기업이 관심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유통대기업들도 기획 상품으로 다양한 수제 맥주를 선보이면서 국산 수제 맥주의 위상이 점차 높아지는 모양새다.

롯데칠성음료는 수제맥주 1위 기업 제주맥주와 손잡고 ‘수제맥주 클러스터 조성’을 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약 8개월간 제주맥주와 업무 협조를 통해 충주 제 1공장에 수제맥주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다. 제주맥주는 에일 생산 경험이 없는 롯데칠성음료에 에일 장비 도입과 대랭 생산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잇따른 기획 수제 맥주로 큰 인기를 끌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5월말 대한제분의 캐릭터 ‘곰표’를 인용한 곰표 밀맥주를 출시했다. 곰표 밀맥주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배우 서지혜가 어렵게 구하는 모습이 방송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곰표 밀맥주는 이달 중순 기준 누적 판매랑 150만개를 돌파했다. ‘말표 밀맥주’ 또한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했다.

수제맥주의 인기에 수제맥주 제조업체들의 기업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제주맥주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 코스닥 입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제주맥주는 수제맥주 붐을 타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32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고 가정 채널 매출은 약 3배 늘면서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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