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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여론조사 '샅바싸움' 나선 안철수, 단일화 한판승 거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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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금태섭, 경쟁력 여론조사로 후보 단일화

경쟁력 여론조사 방식 선호하는 안철수

국민의힘 단일화 방식에서 '경쟁력 여론조사' 적용될지 주목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박준이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이 참여한 제3지대 단일화가 여론조사를 통한 최종단계에 돌입함에 따라, 범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양측이 ‘경쟁력’를 묻는 여론조사 방식으로 후보 단일화를 진행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향후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의 범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도 같은 방식이 적용될 것인지 주목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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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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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안 대표는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금 전 의원과의 경선이 100% 시민 여론 조사, 경쟁력 조사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국민의힘도 100% 여론조사 방식이어서, 이런 선례들이 이미 있지 않냐. 선례를 참조하고 존중하면 오랜 시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약하면 금 후보와의 단일화 방식인 ‘경쟁력’ 조사 방식이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의 범야권 단일후보 경선 방식이 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그 전날에도 안 대표는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자리에서도 "이번에는 야권 단일후보를 뽑는 목적 자체가 선거 승리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경쟁력을 조사하는 것이 그게 취지에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미 안 대표는 금 전 의원과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식에 합의했지만, 조사 설문 문항이 어떨지에 세간이 이목이 쏠렸다. 향후 국민의힘과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안 대표와 금 후보의 단일화는 27, 28일 양일간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된다.


이른바 샅바싸움 성격이 크다는 것이다. 씨름에서 본격적인 시합이 시작되기도 전에 샅바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경기의 향방이 크게 결정되기 때문에 샅바를 잡는 방식을 두고서 지루한 싸움을 벌이는 일을 종종 볼 수 있다. 범야권 단일화 방식에서도 안 대표가 먼저 샅바싸움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질문 방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같은 여론조사 방식이라 하더라도 문항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는 각각 다르게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맞서 어떤 후보가 경쟁력이 있는가’, ‘다음 두 후보 가운데 서울시장 후보로 누가 더 적합하다고 보는가’, ‘두 후보 가운데 지지 후보를 선택해달라’ 등의 경우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이길 수 있는 것과 누구를 지지하는 것, 누가 더 시정을 잘할 것으로 보느냐는 각각 다른 내용을 묻기 때문이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미 안 대표가 경쟁력 여론 조사를 선호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었다. 금 전 의원과의 단일화뿐 아니라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고려했을 때 안 대표에게 최적화된 질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배철호 리얼미터 전문의원은 "안 대표는 지난해 연말과 올해 연초 여론 조사를 보면 공통으로 서울시장 가상 후보 대결에서 본선 경쟁력 측면에서 앞서갔다. 반면 국민의힘 유력 후보인 나경원·오세훈 예비후보의 경우 여당 후보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것을 이미 서울시민들이 알고 있다"며 "야권 후보가 이기려면 안 대표가 아니겠냐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이유로 당연히 안 후보의 입장에서는 누가 여당 후보에 맞서 경쟁력이 있는지를 묻는 여론조사 방식을 요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 전 의원과의 단일화를 위한 설문으로 경쟁력 조사를 쓰는 것은 애매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상대 후보가 특정이 안 된 상태에서 경쟁도 여론조사를 하는 것은 모호하다"며 "민주당 후보 가운데 한 후보가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가상의 민주당 후보와의 경쟁력을 측정할 수밖에 없어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경쟁력 조사가 설득력을 가지려면 상대 후보를 특정한 뒤, 어느 후보가 경쟁력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는데 민주당 후보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상의 인물과의 경쟁 구도를 설정한 것은 흔치 않은 여론조사 방법이라는 것이다.


경쟁력 조사의 모호성에도 불구하고 이런 질문을 밀어붙인 것은 그만큼 경쟁도 방식의 범야권 단일화에 대한 안 대표의 의지가 강함을 반영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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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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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안 대표는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격론을 벌인 전례가 있다.


당시 안 대표 측은 경쟁도 방식을 요구했고, 문 후보 측은 적합도 방식을 요구했었다. 안 후보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누가 이길 수 있다고 보느냐’를 묻기를 바랬지만, 문 후보 측은 ‘누가 야권 후보가 되어야 하느냐’를 묻기를 바랬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당시 선거에 이길 수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지만, 문 후보 측은 선거 승리는 물론 누가 더 정부를 잘 이끌지를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당시 단일화 문제를 두고 양측은 소모적인 공방전을 벌인 바 있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와 현재 서울시장 후보 양상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이미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서울시민들 앞에 경쟁력 있는 후보로 알려진 안 대표로서는 경쟁력을 묻는 여론조사를 선호한다. 반면 여론조사 등에서 뒤진 국민의힘 후보로서는 제1야당이자, 서울시 의회 등에서도 제1야당을 맡았으며, 시정 운영 경험을 가진 국민의힘이 안정적인 시정 운영 능력을 내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논리적으로 2012년 문 후보와 마찬가지로 적합도 방식의 여론조사를 요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과 안 대표가 조기에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마치겠다는 공언과 달리, 범야권 후보 단일화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범야권 단일화라는 이슈로 흥행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후보 단일화 방식 등은 당초 양측의 약속과 달리 경선룰을 둘러싼 공방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장시간 샅바싸움 벌이며 시간을 끌 것이라는 것이다. 샅바싸움, 어깨 위치 등의 한 순간의 판단이 한 판 승부를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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