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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르포] "백화점이 이렇게 힙해도 돼?"...베일 벗은 여의도 '더현대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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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백화점이 이렇게 '힙플'(hip+place)이 될 수 있는지 몰랐다."

'더현대서울' 지하 2층을 둘러본 한 소비자의 말이다. 오픈 전부터 굵직한 명품 브랜드가 규모 대비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소비자들의 주의를 환기한 데에는 성공한 듯하다.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인 여의도 더현대서울은 지난 26일 대중앞에 정식 공개됐다. '백화점 공식을 깬 백화점'이라는 홍보로 사전 오픈부터 관심이 뜨거웠던 이곳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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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서울 3층에서 내려다본 실내 전경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1.02.25 hrgu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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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장터'부터 '아르켓'까지...'최초' 매장 여기 다 있네

더현대서울은 'MZ세대'(밀레니엄+Z세대) 취향저격 백화점이다. 일단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젊은 매장들은 여기 다 모였다. 지하 2층에 들어서면 ▲H&M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르켓' ▲스니커즈 리셀 전문 매장인 'BGZT(번개장터)랩' ▲성수동 문구 전문매장 '포인트오브뷰'가 소비자를 반긴다. 아르켓은 아시아 최초 매장이다.

식음료 매장이 입점한 지하 1층은 국내 최대 규모(4438평)다.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대비 300평가량 더 넓다. 대형마트와 큰 차별점이 없는 백화점 식품관이 아닌 '서울 식문화 전파 공간'을 꾸미는 게 이곳의 목표다. ▲SPC가 전개하는 '에그슬럿' 등 백화점에서 찾아볼 수 없는 매장부터 ▲'몽탄', '금돼지식당' 등 인기 맛집이 만든 BBQ 브랜드 '수티' 등이 눈에 띈다.

무인 매장도 더현대서울이 내세우는 자랑거리다. 더현대서울 6층에는 붉은색 조명이 빛나는 '언커먼스토어'가 자리잡고 있다. 이 공간은 현대백화점 계열사인 현대IT&E가 운영하는 매장이다. 미국의 유명 무인 매장인 '아마존고'에 탑재된 움직임 감지 센서 및 자동결제 시스템이 이곳에도 적용돼 있다. 국내에 이미 무인편의점은 여럿 있으나, 언커먼스토어는 해외 과자·젤리나 아기자기한 소품을 판다.

2030세대를 위한 문화 콘텐츠도 인상적이다. 지상 6층에 마련된 'ALT.1'은 이날부터 엔디워홀 전을 시작한다. 350평 규모의 복합문화공간인 이곳에서는 앞으로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선보여질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MZ세대의 뉴 프리미엄 기준에 맞춘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며 "특수한 공간에서 여행같은 휴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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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1.02.25 hrgu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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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여의도로 놀러오세요"...현대百의 파격 실험

더현대서울은 현대백화점의 실험 그 자체다.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보다도 매장과 매장 사이의 간격이 넓다. 1개 층만 그런 것이 아니라 지하 2층부터 지상 6층까지 모두 이런 구조다. 입점 매장들도 제품 전시 간격을 여유롭게 두고 있다. 전반적으로 '헐렁하다'는 인상을 주는 백화점이다. 매장을 촘촘히 채워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음에도 설계에 '파격'을 줬다.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이란 수식어보다 '휴식 공간이 최대 규모'라는 설명이 옳을 듯하다. 이 백화점에는 12미터 높이의 인공 폭포 2개가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6층은 '사운즈 포레스트 가든'이란 대형 숲이 조성돼 있다. 로비에서 인공 폭포를 구경하던 한 방문객은 "쉴 공간이 많아서 좋다"며 "코로나 '거리두기' 시대에 최적화된 백화점 같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실험은 여의도라는 공간적 특수성을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여의도는 IFC몰 외에는 대형 쇼핑 센터가 없다. 인근 마포, 용산 주민들은 주말에 명동이나 영등포 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을 방문하고 있다. 가족 단위 고객이 주말에 여의도를 찾기엔 특별한 콘텐츠가 부재한 셈이다. 현대백화점은 여의도 주말 상권의 부흥을 위해 '일부러 찾아올 만한' 공간을 조성해야 했다.

하지만 분명한 단점도 있다. 현대백화점이 판교 점포를 오픈 5년 만에 '매출 1조 백화점'으로 일으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명품 MD가 빠질 수 없다. 더현대서울 역시 '1조 클럽'에 소속되기 위해선 명품 브랜드 입점이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더현대서울은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 3대 명품은 고사하고 '디올', '지방시', '로렉스' 등 힘 있는 브랜드도 갖추지 못한 상태다.

현대백화점은 앞서 24일과 25일 가오픈 양일간 목표 매출을 초과 달성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루이비통 등 다수의 유명 명품 브랜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오픈 후에도 지속적으로 명품 브랜드를 보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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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1.02.25 hrgu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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