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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테슬라도 세운 반도체 대란…"삼성 '셧다운' 한달 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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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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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2019년 8월 중국 상하이에서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 착공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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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지역을 덮친 한파와 폭설로 삼성전자를 비롯해 NXP, 인피니언 등 현지 반도체 공장이 한꺼번에 '셧다운'(가동 중단)되면서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이틀 동안 공장을 돌리지 못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연초부터 이어진 반도체 공급 부족에 생산 중단까지 겹치면서 차량용 반도체를 구하지 못한 자동차업계에 줄줄이 제동이 걸리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을 지난 22~23일(현지시간) 가동 중단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프리몬트 공장이 부품 부족으로 이틀 동안 문을 닫았다가 24일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프리몬트 공장 가동 중단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주가가 8%가량 떨어지는 등 문제가 되자 급하게 재가동 사실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프리몬트 공장에서 모델3, 모델Y 등 두가지 모델을 만든다. 연간 생산량은 50만대 수준으로 알려진다.

머스크가 공장을 멈춰세운 부품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파악한다. 테슬라는 지난달에 이미 반도체 부족과 항만 물류 문제로 생산이 일시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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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 불안은 지난해 말부터 자동차업계를 위협했던 문제"라며 "가뜩이나 물량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 내 차량용 반도체 주요 공급사들의 공장까지 가동 중단되면서 테슬라가 반도체 재고 문제를 겪은 것 같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전기차에는 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반도체를 비롯해 다양한 차량용 반도체가 들어간다. 자율주행용 반도체는 삼성전자가, 나머지 차량용 반도체는 NXP와 인피니언 등이 주요 공급사다. 삼성전자의 경우 오스틴 공장에서 14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반도체 파워소자(PMIC),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용 '엑시노스 오토' 반도체를 양산 중이다.

이날까지 삼성전자를 비롯해 NXP와 인피니언 등 오스틴 지역의 반도체 공장은 재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삼성전자는 오스틴 공장이 다음달 중하순까지 가동하지 못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에 대비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공장은 미국 텍사스주를 덮친 한파와 폭설로 주민들의 난방 전력이 부족해진 오스틴시가 공장 가동 중단을 요청하면서 지난 16일(현지시간) 오후부터 가동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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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는 당초 19일까지 사흘 동안 단전하는 계획에 따라 재가동을 준비했지만 용수 문제에 발목이 잡힌 것으로 전해진다. 한파로 식수원까지 얼어붙으면서 반도체 공정에 투입해야 하는 깨끗한 물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를 세정하는 등 공정 과정에서는 순수한 형태의 물이 대량으로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오스틴 지역의 반도체 공장 재가동이 늦어지면 테슬라를 포함해 GM(제너럴모터스), 포드 등 미국 내 자동차업체가 다시 생산 중단 사태에 맞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포드는 지난 1월에도 멕시코 공장 2곳과 독일 공장 1곳을 가동 중단했다.

업계 한 인사는 "반도체 품귀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될 문제가 아니라서 자동차업계의 생산 차질이 언제 다시 불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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