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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배달 단가 20% 삭감…쿠팡이츠 라이더들 “3월 2일 단체 휴무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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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륜차 배달 기사 등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유니온)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에 단체교섭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헬멧을 쓰고 본사 건물 앞에 서 있다. 유니온은 안전배달료 도입, 합리적인 배달구역 배정, 평점제도 개선 및 사유 없는 해고 금지, 시간제 보험 도입 등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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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기본요금 2500원? 저는 못 받아들입니다. 오는 3월 2일, 단체 휴무를 제안합니다!”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가 배달라이더들에게 지급하는 기본 수수료를 약 20% 삭감하기로 하면서 라이더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변경된 정책이 적용되는 첫날 단체 휴무에 나서자는 제안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를 통해 배달업에 종사하고 있는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단체 휴무’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배달라이더들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날 ‘3월 2일 단체 휴무를 제안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돼 수백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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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업자들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날 ‘3월 2일 단체 휴무를 제안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돼 수백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네이버 카페 배달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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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음식 배달이라는 것이 택배와 달라 하루만 문제가 생겨도 그 파장은 엄청나게 커질 것”이라며 “여러분들이 마음을 모아서 딱 하루만 운행을 멈춘다면 기적을 볼 수 있다”고 적었다. 댓글에는 “3.1운동 한다고 생각하고 제발 동참하자”, “무조건 찬성한다” 등 응원이 달렸다.

라이더들의 반발은 지난달 25일 이후 본격화했다. 당일 쿠팡이츠는 오는 3월 2일부터 기존에 3100원부터 시작하던 기본 배달 수수료를 최저 2500원까지 낮추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약 20%에 달하는 큰폭의 삭감이 이뤄진 것이다.

물론 줄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상한선을 1만6000원으로 높이고, 거리나 주문량, 날씨 등에 따라 지급되는 추가 할증도 1만원까지 확대하면서 ‘원거리에 대한 보상을 강화한 공정한 보상체계’를 마련하고자 하는 취지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아르바이트 배달족(族)이 많아지면서, 라이더들은 기본 배달수수료 중 최저 금액이 책정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토로하고 있다. 결국 쿠팡 측이 제시한 ‘당근’은 ‘미끼’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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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쿠팡이츠는 오는 3월 2일부터 기존에 3100원부터 시작하던 기본 배달 수수료를 최저 2500원까지 낮추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쿠팡이 수수료 정책 변경을 안내한 이후 곧바로 파업 움직임이 일었던 것은 아니다. 배달기사 노동조합 중 한 곳인 라이더유니온은 쿠팡이츠의 일방적인 배달 수수료 삭감 정책을 지속 비판해 왔다. 특히 쿠팡이츠에선 여러 배달음식을 묶어 배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한 건 당 2500원으로는 최저 임금을 벌기 힘들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22일에는 쿠팡 측에 “라이더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단체교섭에 응하라”는 메시지도 전했는데, 이때도 기본배달료 삭감 계획을 철회하라는 요구를 담았다. 이같은 반발에도 쿠팡 측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고, 결국 개별 라이더들이 나서 단체 휴무를 제안하게 된 상황이다.

노동조합 등 조직력을 갖춰 추진된 것이 아닌 만큼, 단체 휴무가 실제 얼마나 큰 규모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예상보다 많은 라이더의 참여가 이뤄질 경우, 그간 쿠팡이 강점으로 가져왔던 노동유연성이 오히려 서비스 질을 떨어트리는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받을 수 있다.

쿠팡이츠의 배달 파트너들은 회사에 직고용되지 않은 특수 고용직으로, 플랫폼을 통해 본인이 원할 때 일감을 얻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이츠 일을 하지 않더라도, 다른 배달 플랫폼에서 근무할 수도 있다.

배달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회원은 단체 휴무를 제안하는 글에 “나는 그날 (경쟁 플랫폼인) 배달의민족만 할 생각이다”라고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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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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