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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M ‘1시간 배송’ 속도전에 속 타는 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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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앱 주문 시 “오후 10시까지”…롯데슈퍼 등 경쟁

전통시장, 온라인 배송 판매 걸음마 수준…“정착 때까지 재정 지원 필요”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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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자사 기업형슈퍼마켓(SSM)을 온라인 사업의 전초기지로 삼고 있다. 대형마트보다 고객 가까이 위치한 슈퍼마켓을 활용해 쿠팡 등의 새벽배송에 ‘신선식품 즉각 배송’이란 카드로 맞선다는 전략이다. 가뜩이나 시민들의 ‘집콕’으로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전통시장 상인들의 한숨은 더 깊어지게 됐다.

25일 홈플러스는 슈퍼마켓 브랜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에서 고객 주문 상품을 1시간 내 배송하는 온라인 서비스를 26일부터 개시한다고 밝혔다. 매장 인근(반경 2~2.5㎞ 내) 고객이 홈플러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배송해주는 방식이다.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2만원 이상 주문 시 배송하며 3000원의 배송비가 발생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기존 영업 중인 매장에서 배송하기 때문에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35개 도시 고객들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쇼핑의 롯데슈퍼는 이달 초 서울 서대문센터와 인천 신현센터, 경기 시흥센터에서 ‘퇴근길 1시간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잠실점에서 첫선을 보인 후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 것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더프레시는 지난해 12월 ‘요기요’와 GS더프레시 앱에서 1시간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부터 ‘카카오톡 주문하기’를 선보였다.

SSM이 일일 배송 경쟁에 뛰어든 것은 시민들이 혼잡한 대형마트보다 집과 가까운 슈퍼마켓을 자주 이용하고, 슈퍼마켓에서는 신선식품을 많이 구매한다는 최근 트렌드를 읽어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0 식품 소비행태 조사’ 결과를 보면 가정에서 식품을 주로 구매하는 장소는 동네 슈퍼마켓(34.2%)이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에도 SSM에 고객을 빼앗겼던 전통시장으로선 SSM들의 이 같은 행보가 달갑지 않다. 네이버의 ‘동네시장 장보기’나 ‘놀러와요 시장(놀장)’ 같은 배달 중개 플랫폼을 이용하거나 시장에서 라이브 방송 등을 진행하면서 ‘디지털 고객’을 모으고 있으나, 시스템이 탄탄한 대기업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디지털에 익숙지 않은 많은 상인들은 예전처럼 시민들이 시장 찾기만을 기다리는 실정이다.

김진철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상인회장은 “망원시장에선 웬만한 온라인 판매망은 다 열어놓고 장사하고 있지만 이제 걸음마 단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이 손을 뻗치면 전통시장은 힘써보나마나 깨질 뿐”이라며 “망원시장보다 사정이 열악한 시장들은 코 묻은 것까지 대기업에 뺏길 판”이라고 했다.

현재 전국에는 1437개 전통시장이 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전통시장 100곳을 ‘디지털 전통시장’으로 만들겠다는 업무계획을 내놨다. 온라인 배송 서비스와 무선결제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게 골자다. 지원 신청을 다음달 7일까지 받을 예정이다. 모든 시장을 다 지원할 수 없다는 의미다. 모집공고에는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가맹률 50% 이상인 시장’, ‘전통시장 활성화 유공포상 수상한 곳’ 등을 우대한다고 돼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전통시장의 온라인 배송이 정착될 때까지만이라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속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전통시장의 경기체감지수(BSI)는 33.5로 전월보다 11.3포인트 떨어졌다. BSI가 100 미만이면 악화했다고 보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전통시장 BSI는 지난해 3월(28.4) 이후 가장 낮았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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