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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작가 유미리 "부흥올림픽은 간판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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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병든 사람 모아 방사성 물질 오염제거 작업' 지적

"건강보험증도 없고 죽어도 유골 찾아갈 사람조차 없다"

연합뉴스

발언하는 유미리 작가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미국도서상(National Book Awards) 수상자인 재일한국인 작가 유미리 씨가 25일 오후 일본 도쿄도(東京都) 소재 일본외국특파원협회(FCCJ)에서 열린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미국도서상(National Book Awards) 수상자인 재일한국인 작가 유미리 씨는 일본이 올림픽을 개최해 지진 피해를 극복하고 부흥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구상은 허상이라고 진단했다.

유 작가는 도쿄올림픽을 대지진과 원전 사고의 타격을 입은 도호쿠(東北)지방 부흥의 상징으로 부각하는 것에 대해 "부흥 올림픽은 간판뿐이며, 실제는 부흥에 기여하지 않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25일 말했다.

그는 이날 일본 외국특파원협회(FCCJ)가 도쿄에서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 준비로 인해 각종 공사 현장 등에서 활동할 인력이 도쿄로 집중되는 바람에 사회적으로 매우 열악한 지위에 있는 이들이 원전 해체를 위한 작업 등에 동원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최저임금이 싼 오키나와(沖繩)에서 일손을 모으거나 노숙인이 많은 오사카(大阪) 니시나리(西成)구에서 무료 급식을 받기 위해 줄 서 있는 사람 등을 데려와서 방사성 물질 오염 제거 작업원, 지진 피해 가옥 해제, 쓰나미 피해 지역 부흥 공사 작업 등에 투입하고 있다는 얘기를 건설업자에게서 들었다고 소개했다.

유 작가는 "홈리스(집 없는 사람)와 같은 사람들을 데려와 일을 시키고 있다"며 "건강보험증도 없고 당뇨병, 알코올 중독, 간경변 등을 앓고 있는 사람이 오염제거·가옥해체·원전 작업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미나미소마(南相馬, 후쿠시마 원전 인근 지역임)에서 죽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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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빨간불'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20일 일본 도쿄도 스미다(墨田)구의 한 건물에 도쿄올림픽 홍보물이 설치된 가운데 근처에 보이는 신호등에 적신호가 켜져 있다.



그는 "등록한 이름도 실제와 다르고, 죽어도 유골을 인수할 사람이 없어서 마을 절이 맡아두는 사태"라고 실태를 꼬집었다.

유 작가는 사람들이 이런 노동자에게 이른바 '작업원'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별로 얼굴을 마주하려고 하지 않는 등 마치 도시에서 노숙자를 대할 때와 같은 태도를 보인다며 "한 명 한 명에게 붙은 딱지를 떼고 그들의 인생을 찾아가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원전 사고 피해 지역민의 아픔을 제대로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2015년 4월 가나가와(神奈川)현 가마쿠라(鎌倉)시에서 후쿠시마(福島)현 미나미소마시로 이주했으며 폭발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약 16㎞ 거리에서 살고 있다.

유 작가는 일본어로 쓴 'JR 우에노(上野)역 공원 출구'를 번역한 'Tokyo Ueno Station'으로 작년에 미국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JR 우에노역 공원 출구는 도쿄 우에노역 인근에서 노숙자로 살다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근처를 떠도는 남자의 영혼을 통해 가혹한 도시의 현실을 그린 작품이다.

한국에는 2015년 '우에노역 공원 출구'(기파랑 출판사)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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