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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취재]대출받아 고시원 월세 내고, 컵라면으로 끼니 때우며 버티는 '코로나 영웅들'.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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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취재]대출받아 고시원 월세 내고, 컵라면으로 끼니 때우며 버티는 '코로나 영웅들'.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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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을 열었을 때 마스크 너머로 희미한 라면 냄새가 났습니다. 화장실 문에는 비닐봉지로 만든 간이 쓰레기통이 걸려 있었습니다. 쓰레기통 안으로 빈 컵라면 통 몇 개가 보였습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코로나19가 끝나길

코로나19로 방역 최전선을 지키고 있지만 정작 월급은 석 달째 못 받고 있는 간호조무사 A씨의 집을 방문했을 때 얘깁니다. A씨는 경상남도 출신으로 서울에는 연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을 오르내렸던 지난해 12월 근무를 자원했습니다. A씨는 근무에 자원한 이유에 대해서 "서울에서 계속 천명대 확진자가 나와서 그때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다. 조금이라도 일찍 종식됐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관련기사는 아래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월급 못 받는 의료진…"고시원서 라면, 방세는 대출"]

https://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993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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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 남짓한 방, 끼니는 라면과 편의점 도시락

인터뷰는 한 평이 될까 싶은 작은 고시원에서 진행됐습니다. 방이 너무 작아서 여자 한 명이 누울 정도의 크기만 나왔습니다. 작은 침대 위에 두 사람이 바짝 붙어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마저도 다른 방에 누가 될까 봐 목소리를 낮춘 채였습니다.

방 곳곳에서는 부업의 흔적도 보였습니다. "월급이 들어오지 않다 보니 틈틈이 물건을 만들어 판다"고 말했습니다. 식사가 걱정돼 물었더니 "간단히 컵라면을 먹거나 편의점 도시락을 먹는다"고 답했습니다. 병원 식당 한 끼가 6000원이라는 말에 크게 부담이 되냐고 물었더니 "아직 월급을 한 푼도 못 받아서..."라며 말을 흐렸습니다. A씨는 사정이 넉넉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선불로 고시원비를 내고 교통비와 식비를 내고 가진 돈이 떨어져 대출을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이렇게 월급을 받지 못해서 다시 지방으로 돌아간 동료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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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하나

부서에 따라 다르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를 돌봅니다. 간호사는 주사 등 일부 의료 처치를 포함하고, 간호조무사는 그 외의 일을 합니다. 거동하기 어려운 환자를 씻기고 손톱을 잘라주고 식사를 떠주는 일도 포함됩니다. 특히 간호조무사 A씨는 정신병동에서 근무합니다. 정신질환자들은 코로나19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방호복을 입고 들어선 A씨를 때리거나 방호복을 벗기려고 하는 경우도 있어 아찔했다고 합니다. 인터뷰에 응했던 다른 간호사 역시 코로나19에 감염된 치매 환자를 보조했는데, 공격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루 5만원 위험수당은 이런 과정에서 감염되거나 폭력을 당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책정된 금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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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를 못 받았나

코로나19 파견 인력에 약속된 금액은 적지 않습니다. 중수본의 '코로나19 대응·파견인력의 지원·운영지침'에 따르면 파견 의료진에게는 근무 수당 외에도 매일 출장비(서울 11만원, 광역시 10만원, 그 외 지역 9만원), 하루 5만원가량의 위험수당과 전문직 수당이 약속됐습니다. 의사, 간호사, 조무사, 방사선사 등 역할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지만 하루 적게는 20만원, 많게는 30만원의 임금이 계약 조건입니다. 그 때문에 코로나19 파견 의료진이 기존 의료진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는다는 불만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고가 없는 지역에서 살아야 하고 쉬는 날에도 체재비가 든다는 점을 생각하면 터무니없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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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세 번이나 밀릴까

하지만 책정된 월급이 많다고 일한 값을 못 받아야 하는 것도, 안내도 없이 몇 달을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A씨가 받았던 문자들을 살펴봤습니다. 먼저 1월 중순에 받은 문자입니다. "12월 중순·말 파견자의 경우 예외적으로 2월 초에 지급할 예정"이라고 안내했습니다. 2월 중순에 받은 문자입니다. "1월 급여가 2월10~20일 사이에 지급될 예정"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최근 받은 문자에는 "1월분 급여를 2월 중 주려고 하고 있으나 예상치 못한 인건비 규모로 예산확보가 어렵다"고 적혀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사실 코로나19 파견 의료진의 임금 체불 문제는 처음이 아닙니다. 이번이 세번째 입니다. 앞선 보도들만 살펴봐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지난 2~3월 대구 경북 지방에서 확진자가 많이 늘어날 때도 두 달가량 수당 체불이 있었고, 지난 10월에도 돈을 제때 받지 못했습니다. 저희가 접촉한 의료진들도 "과거에 체불된 적이 있으니 요즘은 안 그러겠지 싶었지만 또 반복됐다"고 말합니다.

당장 A씨만 해도 대구 경북 지방에 파견 경험자이고 당시에도 임금 체불을 겪었습니다. A씨는 "당시에는 구호 물품이 많아서 의료진들도 도시락을 먹을 수 있었던 기억이 난다"고 돌아봤습니다. 적어도 지금처럼 부실하게 식사하는 일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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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중수본에서도 입장을 내놨습니다.

중수본은 24일 오전 브리핑에서 "아마 지난해 12월부터 수도권 환자가 급증하게 되고, 이에 따라서 병상 수가 대폭 확충이 되면서 이를 필요로 하는 의료인력도, 파견 의료인력도 많이, 예상보다 많이 배정된 부분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서 지자체별로 미리 책정되었던 예산을 다 소진하고 지급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들이 있었습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지자체별로 예산 배정을 하고 현장 의료인력에게 가는 데는 좀 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규모조차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금 체불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왔던 조명희 의원실에서도 해당 부서에서 임금이 체불된 의료진은 1400여 명 규모고 1월분만 185억원 정도가 된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합니다. 그간 3차례에 걸친 임금 체불 규모에 대해서도 담당 부서에서는 회신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백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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