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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공원이야, 백화점이야?"… 2030 ‘파격’에 반했다 [현장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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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오픈 하루 앞둔 ‘더현대 서울’ 베일 벗었다
프리 오픈부터 고객 입장 줄지어
실내 숲·폭포 등 힐링공간 곳곳에
매장 면적 전체의 절반 수준으로
동선 넓히고, 초대형 규모 식품관


파이낸셜뉴스

24일 오전 프리 오픈을 10분 앞둔 시각, 입장을 기다리는 고객들이 줄지어 서있다. 더현대 서울 5~6층에 조성된 '사운즈 포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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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백화점이랑은 완전히 다르네요. 외국에 온 느낌이에요"

개관 전부터 여의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기대를 모았던 더현대 서울이 24일 베일을 벗었다. 10년 만에 서울에 들어서는 새로운 백화점이다. 그런데 고객들의 첫 반응은 '백화점 같지 않다'는 것이다. 오픈일을 손꼽아 기다렸다는 30대 여성 정모씨는 "우리나라 백화점 같지 않고, 싱가포르 분위기가 난다"며 "외국 나온 느낌이 난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더현대 서울은 오는 26일 정식 오픈을 앞두고 이날 프리 오픈 형식으로 문을 열었다.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에서 연결된 지하통로에는 오픈(10시 30분)을 앞두고 150여명의 고객이 줄지어 섰다. 덕분에 고객들의 발열을 체크하는 더현대 서울 관계자들의 손도 바빴다. 문이 열리자 여러 출입구에서 쏟아져 들어온 고객들로 매장은 금세 북적였다.

■백화점을 뛰어넘는 '백화점'

더현대 서울의 핵심 키워드는 '파격과 혁신'이다. 기존의 백화점을 뛰어넘는 혁신을 담았다는 의미로 점포명에서도 이례적으로 백화점이라는 단어를 뺐다. 특히 신경을 쓴 부분은 쇼핑 공간과 휴식의 조합이다. '리테일 테라피'라는 신조어를 내세울 정도로 단지 쇼핑만이 아닌 휴식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역량을 집중했다.

더현대 서울에 들어서자 한 눈에 들어온 것은 밝은 햇빛이 가득한 천장이었다. 다른 고객들도 다르지 않은지 연신 천장 사진을 찍고 있는 이들도 제법 많았다. 한 50대 남성은 "기존 백화점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면서 "천장이 개방형이고 공간이 넓어서 좋다"며 웃었다. '백화점에는 창문이 없어서 해지는 줄 모르고 쇼핑한다'는 얘기는 이제 옛말이 된 셈이다. 더현대 서울은 1층부터 꼭대기까지 모든 천장이 유리로 제작돼, 햇살을 맞으며 쇼핑할 수 있다.

힐링 공간답게 매장 안에는 꽃과 나무들도 많았다. 1층에서는 12m 높이에서 시원하게 떨어지는 인공폭포 '워터폴 가든'이, 5층의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는 30여그루의 나무와 다양한 꽃, 천연잔디로 꾸며졌다.

특히 사운즈 포레스트는 고객들의 카메라가 가장 바빠지는 장소였다. 이 곳에서 인증샷을 찍던 20대 남녀 커플은 "조화인 줄 알았는데 생화여서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온 30대 여성도 "아이랑 마땅히 밖에 나갈 곳이 없었는데 곳곳이 '초록초록'해서 앞으로도 아이를 데리고 오기 좋겠다"며 웃었다.

더현대 서울은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 면적을 전체 영업 면적의 절반 수준인 51% 수준으로 과감히 줄였다. 대신 나머지 공간을 실내 조경과 고객 휴식공간 등으로 꾸미고 고객들의 동선도 넓혔다. 해외명품과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1층은 그야말로 '뻥' 뚫려 있어서 '매장이 더 들어올 자리인가' 하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 이곳은 유모차 8대가 동시에 움직일 수 있는 넓이로 다른 백화점 점포들에 비해 2~3배 가량 넓단다. 더현대 서울 관계자는 "의류매장 1700여개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포기했다"면서 "연 매출 1500억~2000억원을 포기하는 거라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전했다.

■축구장 2개 크기 식품관, '인스타 핫플' 총집합

식품관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지하 1층에 들어선 식품관 '테이스티 서울'은 축구장(7140㎡) 2개를 합친 초대형 규모다. 입점한 식음료(F&B) 브랜드만 90여개로, 기존 국내 최대 규모인 현대백화점 판교점보다 10여개 많다. 줄서기가 필수인 '인스타 핫플'들이 대거 입점해 비빔밥과 돈가스 등으로 연상되는 백화점 푸드코트의 정형화된 이미지를 벗어던졌다.

더현대 서울에 오픈한 에그슬럿 국내 2호점에는 눈 깜짝할 사이 긴 대기줄이 늘어졌다. 에그슬럿을 사든 고객들은 너도나도 인증샷 찍기에 분주해 보였다. 30대 직장인 남성은 "여의도에서 맨날 같은 음식만 먹어서 질렸는데 밥 먹을 곳이 많아져서 좋다"고 했다. 50대 여성 3명도 "친구들끼리 왔는데 먹을 게 너무 많아서 지금 고르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5층과 6층에는 F&B 공간 '그린돔'에는 블루보틀이 입점했다. 블루보틀의 백화점 입점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루보틀 커피를 맛보려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대기줄에 서있던 20대 여성 두 명은 "백화점 문 열자마자 블루보틀로 제일 먼저 왔다"며 "앞으로 자주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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