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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차량 전복' 우즈 구사일생···"GV80이 쿠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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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80 몰다 9m 아래로 떨어져

차량 내부는 온전···생명에는 지장없어

"발목 산산조각···선수 경력 끝날수도"

서울경제



미국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가 내리막길을 운전하다 차량 전복 사고를 당해 심각한 다리 부상을 입었다. 그가 몰던 현대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제네시스 GV80 내부가 ‘쿠션’ 역할을 하면서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선수 생활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우즈는 23일(현지 시간) 오전 7시 12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에서 현대차의 2021년형 SUV인 제네시스 GV80을 몰다 전복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실려 갔다. 소방 당국은 브리핑에서 우즈가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다리가 복합 골절됐다고 밝혔다. ESPN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우즈의 발목이 산산조각났다”고 전했다. 우즈가 몰던 SUV는 중앙분리대를 넘어 여러 차례 구르며 반대편 차선의 연석과 나무 등을 들이받았고 도로에서 9m 떨어진 비탈에서 멈췄다.

경찰은 우즈가 유일한 탑승자였으며 다른 차량과 직접 충돌한 것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소방 당국은 도끼·끌 등의 도구를 동원해 차량 앞 유리를 통해 우즈를 구조했다. 우즈는 사고 현장에서 9마일(14.4㎞) 떨어진 1등급 외상 치료 병원인 하버UCLA의료센터로 이송돼 몇 시간 동안 수술을 받았다.

사고는 가파른 내리막길 구간에서 우즈가 과속 운전을 해 일어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발생 지점은 왕복 4차선 도로로 평소에도 사고 빈도가 높은 곳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즈가 약물의 영향을 받았거나 술 냄새가 난다는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경찰 측은 밝혔다. 우즈는 이전에도 차 사고를 내 구설에 올랐으며 약물복용 상태에서 차를 몰다가 경찰에 붙잡힌 적도 있다.

경찰은 전복 사고에 따른 충격으로 GV80 앞부분과 범퍼가 크게 파손됐지만 차량 내부는 기본적으로 훼손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알렉스 비야누에바 LA 카운티 보안관은 에어백이 작동했고 차량 내부 차체는 거의 파손되지 않았다면서 우즈는 사고 당시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차량 내부가 거의 온전한 상태여서 우즈가 살아남을 수 있는 쿠션 역할을 했다"면서 "그렇지 않았다면 치명적인 사고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GV80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단 첫 SUV다. 이 차량에는 에어백 10개와 운전자가 졸면 경보를 울리는 ‘운전자 주의 경보(DAW)’, 장애물과 충돌을 막는 '회피 조향 보조',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등 안전 기능이 있다. 우즈는 현대차 후원으로 지난주 말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대회 주최자로 최근 LA에 머무는 동안 현대차로부터 GV80을 제공받아 이용해왔다. USA투데이는 "우즈의 교통사고는 잘 알려지지 않은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를 스포트라이트에 올려놓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로 현대차의 주가나 미국 사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우즈는 최근 다섯 번째 허리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상황에서 다리까지 다친 만큼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는 지난해 12월 PGA 이벤트 대회인 PNC 챔피언십에 아들 찰리와 함께 팀을 이뤄 출전한 뒤 허리 수술을 받았고 골프 대회 출전도 보류했다. CNN 방송은 우즈가 잦은 부상과 수술로 어려움을 겪어왔다면서 최악의 경우 우즈의 골프 경력이 끝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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