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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도 "전금법 개정안, 보류해야"…이주열 “전금법, 빅브라더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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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3일 공식적으로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금통위는 한국은행의 주요 통화ㆍ신용 정책 사항을 심의ㆍ의결하는 정책결정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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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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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는 이날 공개된 입장문에서 “지난해 발의된 전금법 개정안에 포함된 일부 조항이 중앙은행 지급결제제도 업무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법안의 해당 부분을 일단 보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통위가 문제 삼는 ‘일부 조항’은 전금법 개정안에 포함된 전자지급거래 청산 관련 조항이다.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기업 내부에서 벌어지는 각종 결제 내역도 외부 기관인 금융결제원에서 관리하도록 내용이다. 금융결제원에 대한 관리ㆍ감독 권한은 금융위가 갖게 된다.

한은은 전금법 개정안이 한은의 지급결제 관리 영역을 침해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한국은행법에는 지급결제 업무를 한은의 권한으로 두고 있다. 한은법 28조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지급결제제도 운용과 관리에 관한 기본적 사항을 심의·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급결제 운영기관인 금융결제원에 대한 관리도 한은이 맡고 있다.

금통위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현행 지급결제시스템과 상이한 프로세스를 추가함으로써 운영상의 복잡성을 증대시키며, 내부거래에 내재된 불안정성을 지급결제시스템으로 전이시켜 지급결제제도의 안전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에 따르면 이 입장문은 금통위원 7명 가운데 당연직인 한국은행 총재ㆍ부총재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이 최근 회의를 거쳐 작성했다. 한은 측 관계자는 “금통위의 결정은 곧 한은의 공식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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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금법 개정안에 대해 금융통화위원들이 낸 의견서. 전자지급거래 청산 관련 조항에 대한 심사를 보류하자는 의견을 냈다.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 "전금법 개정안 빅브라더법 맞다"



한편 이날 전금법을 둘러싼 한은과 금융위의 신경전도 계속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전금법 개정안은 빅브라더법(국가의 비합법적인 감시체계)이 맞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17일 전금법 개정안에 대해 ‘빅브라더 법’이라는 입장을 냈는데, 이에 대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9일 “(한은이) 지나치게 과장한 것 같고 오해로 조금 화가 난다”고 말한 것에 대한 재반박이다.

이 총재는 “정보를 강제로 한데 모아놓은 것 자체가 빅브라더”라면서 “전금법이 빅브라더가 아닌 예로 통신사를 꼽았는데, 이런 비교는 부적합하다”고 했다. 이 역시 은 위원장이 19일 밝힌 “전화 통화 기록이 통신사에 남는다고 통신사를 빅브라더라고 할 수 있냐”고 한 데 대한 반론이다.

이 총재는 소비자보호를 위해 전금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다른 수단으로 가능하다”며 “개정안에는 빅테크 업체에 예치된 선불충전금을 외부에 위탁하도록 돼 있고 감독권도 발동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한은과 금융위가 전금법 개정안을 놓고 벌이는 갈등이 금융결제원의 관리 권한을 놓고 벌이는 ‘밥그릇 싸움’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번지수가 다르다”고 했다. 다만 이 총재는 전금법 개정을 추진하는 금융위에 대해 “상대기관, 정책기관끼리 상대방의 기능과 역할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이 부족하다"며 "중앙은행 기능에 대한 존중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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