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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임금 제때 못받는 ‘코로나 파견’ 의료인…중수본 ‘법 위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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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시기·유급휴가일 등 기재되지 않아

중수본 “문제점 검토한 뒤 개선할 것”


한겨레

지난 21일 오후 서울 양천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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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감염병 전담병원 등에 파견한 의료인력과 작성한 근로계약서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근로기준법에서 필수 사항으로 정해놓은 임금지급일과 유급휴일 규정 등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중수본도 문제점을 인정하고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3일 현재 1200여명 규모인 중수본 파견 의료인력(의사·간호사·간호조무사·임상병리사·방사선사·요양보호사) 관리는 지방자치단체가 맡고 있다. 지자체는 중수본을 대신해 이들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이들의 근무시간 등을 확인한 뒤 중수본에서 예산을 받아 지급한다. 이번달 임금(수당)은 다음달 중순에 지급하는 식으로 운용돼왔는데,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에도 지급이 늦어지고 있다고 한다. 1월치 임금은 이날까지 지급되지 않았다. 파견인력이 가장 많은(840여명)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12월치도 지난달 하순에야 지급됐다.

중수본 관계자는 “원래 지난 15일께 지급됐어야 했지만, 확진자 증가를 예상하지 못해 예산이 적게 편성되는 바람에 지급이 늦어졌다”며 “오늘(23일) 국무회의에서 예비비 지급이 의결돼 내일이면 지자체에 지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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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사고수습본부가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한 코로나19 파견 의료진 표준 근로계약서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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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본 예산 집행일’이 임금지급일이 된 데에는 근로계약서 자체의 문제도 있다.

중수본이 만들어 지방자치단체들에 내려보낸 ‘코로나19 대응 전문의료 인력 근로계약서(민간인력용)’를 보면, 근무수당(의사 35만~65만원, 간호사 20만원), 위험수당(의사·간호사 첫날 15만원, 둘째 날부터 5만원), 전문직수당(의사·간호사 5만원), 출장비(공통 9만~11만원) 등 하루 단위로 정산되는 인건비 내역은 상세하게 나와 있지만, 지급 시기 규정은 없었다. 유급휴일(주 1일 이상) 관련 내용도 빠져 있었고, 통상시급의 0.5배를 가산해야 하는 연장근로수당은 정액으로 시간당 1만원(상한 5시간)을 추가 지급한다고 돼 있다.

이는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한다. 근로기준법(제17조1항)은 임금, 소정근로시간, 유급휴일, 연차유급휴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등 노동조건을 서면에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시행령에서는 서면으로 명시할 내용으로 “임금의 결정·계산·지급 방법, 산정기간·지급시기” 등을 꼽고 있다. 반면에 “활동 중 공적 업무와 관련한 사항은 외부(언론 및 사회관계망서비스 등 포함)공개 하지 않는다”거나 “언론 등과 관련한 외부 접촉은 중수본·근무지 책임자를 통해서만 한다” 등 보안 관련 내용은 근로계약서에 상세하게 적혀 있다.

중수본도 문제점을 인정하고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중수본 관계자는 “그동안 인력 파견이 우선이라고 판단하다 보니 미흡한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며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를 검토해 근로계약서 표준안에 집어넣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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