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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에 칼 쥐어준 박범계···"한명숙 재수사로 또 尹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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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19년 10월 4일 임은정 검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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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당시 수사팀의 위증 교사 의혹을 감찰하던 임은정(사법연수원 30기)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이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겸임 발령을 받았다. 친정부 성향인 임 연구관에 수사권이란 칼을 준 건 3월 22일 공소시효를 앞두고 검사를 기소해 한명숙 전 총리 명예회복 및 검찰개혁 명분을 삼기 위한 목적이란 지적이 법조계에선 나왔다.

법무부는 22일 검찰 차장·부장검사 인사에서 공석인 서울중앙지검 1차장과 남부지검 2차장 검사를 채우는 등 소폭 인사를 하면서 이례적으로 임 연구관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검사 겸임 발령을 했다. 그러면서 "임 연구관에 서울중앙지검 검사로서의 수사권한도 부여해 감찰 업무의 효율과 기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부의 검찰 개혁을 적극적으로 옹호해온 인물이다. 추미애 전 장관이 지난해 9월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란 없었던 직책을 만드는 '원포인트 발령'을 내 한명숙 사건 감찰에 참여하게 했다. 그러다 이번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중앙지검 검사로 겸임 발령하며 수사 권한까지 얻은 것이다.

검찰 내에서 인사 발표 직후 “누가 봐도 여권이 추진하던 한명숙 사건 재수사를 노린 포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4·7보궐선거 앞두고 한명숙 수사팀 검사 기소하나



한 전 총리 사건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임 연구관은 “한명숙 사건을 맡았던 수사팀의 A검사 등을 모해위증교사 혐의로 기소하고 공소 유지까지 맡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고 한다.

한 전 총리는 건설업자인 한만호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9억원을 챙긴 죄로 2015년 징역 2년형에 추징금 8억8300만원을 확정받고 복역을 마쳤다. 그런데 수사팀의 재판 증인에 대한 위증 교사 의혹이 불거진 건 지난해 5월 “검찰의 강압 수사에 떠밀려 거짓말로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했다”는 한만호 비망록 전문이 공개되면서다.

한만호씨는 2010년 7월 한 전 총리 기소 당시 검찰에선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가 2010년 12월 1심 법정에선 "돈을 주지 않았다"라고 진술을 번복했다. 이듬해 2~3월 한만호씨가 번복한 진술은 거짓말이라며 검찰 측 재판 증인으로 나선 동료 재소자 B·C씨가 수사팀 검사에 의해 증언 연습까지 한 뒤 법정에 나가 위증을 했다는 게 대검 감찰부(부장 한동수) 측이 감찰한 A검사의 위증 교사 의혹의 내용이다.

증인들이 법정에서 마지막으로 진술한 2011년 3월 23일로부터 공소시효 10년이 오는 3월 22일 만료되기 때문에 임 연구관에 서둘러 수사권을 부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윤석열이 거부하던 수사권 요구, 박범계가 들어줬다



임 연구관은 이번 인사 전에도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수차례 이 같은 겸임 발령을 요청했지만 윤 총장이 매번 반대했다고 한다. 근본적으로 한 전 총리 재판 증인 조작의혹 관련 감찰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이 지난해 6월부터 한 달여 동안 의혹을 조사한 결과 당시 A검사의 증인 조작 의혹은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결국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나서 임 연구관의 요청을 들어준 셈이다.

한 재경지검의 부장검사는 “임 연구관이 칼춤을 추도록 날개를 달아준 셈”이라며 "공교롭게도 재·보궐 선거(4월 7일)를 코앞에 둔 시점에 여권이 이를 이슈화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검찰 간부는 “대검 연구관을 중앙지검 검사로 겸임 발령낸 건 처음 있는 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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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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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재수사로 윤석열 죽이기 또 시작됐다”



검찰 일각에선 “임 연구관 인사를 발판으로 윤석열 죽이기가 또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24일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해 징계 청구 및 직무정지 명령을 하며 “한명숙 사건에 대한 감찰과 수사를 방해했다”고 언급한 것을 관련지으면서다. 만약 윤 총장이 임 연구관의 기소 주장을 반대할 경우 제2의 징계 추진의 빌미로 악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만일 임 연구관 뜻대로 A검사 등을 기소해 유죄를 받으면, 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재심을 청구해 명예회복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도 있다.

한 전 총리는 하지만 재심 청구에 대해선 “부담스럽다”며 반대 입장이라고 한다. 법조계에선 “유죄를 뒤집을 새로운 증거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선 재심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김민중·정유진·김수민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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