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회 "'코로나19'로 비공개" vs 이동환 목사 "공개 재판이 원칙"
1심에서는 정직 2년 처분…3월 2일 다시 재판 열기로
이동환 목사, 항소심 1차 공판 출석 |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퀴어축제에서 성소수자들에게 축복기도를 했다가 교회 재판에서 정직 처분을 받은 이동환 목사의 항소심 첫 재판이 비공개 논란 끝에 연기됐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총회 재판위원회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빌딩 16층에 있는 감리회 본부교회에서 이 목사의 항소심 첫 재판을 열 예정이었다.
총회 재판위는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하고 이 목사와 변호인 외에 참관인 입장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이 목사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감리회 헌법인 '교리와 장정' 규정에 따르면 교역자와 교인은 선거 관련 재판이 아닌 이상 공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며 총회 재판위 측에 재판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총회 재판위 측은 비공개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재판 공개를 둘러싼 실랑이는 재판 예정 시각 전부터 시작해 30분 이상 반복됐다.
결국 양측이 재판 공개 여부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항소심 첫 재판은 3월 2일로 미뤄졌다.
이 목사 측은 "공개 재판은 타협 대상이 아니다"며 "'짬짜미' 상태에서 재판이 이뤄지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총회 재판위를 비판했다.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 모임' 발족 |
이 목사 측은 또 이날 감리회가 재판에 앞서 광화문빌딩 14층에서 30명 이상이 참석한 동성애 반대 세미나를 개최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세미나는 열 수 있는 반면 재판 참관은 안 된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목사도 "공정하지 않은 처우와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며 "이번 재판은 저의 유무죄를 가리는 것이 아닌, 감리회의 인권의식을 판가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회 재판위 측은 이날 재판이 연기된 뒤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 목사는 2019년 8월 인천 퀴어문화축제에서 열린 '성소수자 축복식'의 집례자로 나서 꽃잎을 뿌리거나 축복기도를 올렸다가 교단 내부에서 동성애 옹호 행위로 고발당했다.
지난해 10월 1심을 맡은 감리회 경기연회 재판위원회는 이 목사에게 정직 2년 처분과 함께 재판비용 약 700만 원을 낼 것을 명했다.
이 목사 측은 "정직 2년이면 목사 생명이 끝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항소를 제기한 바 있다.
이날 재판에 앞서 광화문빌딩 앞에서는 이 목사를 지지하는 감리회 교인 등이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 모임'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감리회가 이 목사에 대한 정직 처분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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