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근로소득 13% 줄어들어
그나마 지원금으로 소득 반 메워
고소득층, 이전소득 증가폭 더 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를 통해 지난해 4분기 가구당(2인 이상) 월평균 소득은 516만1000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1.8% 늘었다. 지출은 389만2000원으로 0.1% 줄었다.
저소득층에게 더 가혹했던 코로나19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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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양은 나쁘지 않지만 뜯어보면 곪았다. 근로소득(-0.5%)·사업소득(-5.1%)이 모두 감소했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역대 최대 감소 폭이다. 반면에 연금과 재난지원금 등 이전소득(25.1%), 실직으로 인한 퇴직수당 등을 포함한 비경상소득(49.1%)은 크게 늘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스스로 잡은 물고기(근로소득)가 아니라 나라에서 잡아준 물고기(이전소득) 덕분에 허기를 면했다”고 평가했다.
소득계층별 월 가계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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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이 직격탄을 맞았다.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 월평균 소득은 164만원으로 1년 새 1.7% 늘어난 반면, 5분위(소득 상위 20%)는 1002만원으로 2.7% 증가했다. 소득 격차를 가늠하는 지표인 ‘5분위 배율’은 4.72배로 전년 동기(4.64배)보다 나빠졌다. 5분위 배율은 5분위 가구 처분가능소득(세금·이자 등을 제외하고 실제 쓸 수 있는 돈)을 1분위 가구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것이다.
근로소득이 1분위는 13.2%, 2분위는 5.6% 각각 줄어든 반면, 5분위는 1.8% 늘었다. 그나마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 폭을 줄인 건 이전소득 덕분이다. 1분위 가구 이전소득은 73만7000원으로 전체 소득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재난지원금은 역설적으로 고소득층 주머니를 더 두둑하게 채웠다. 이전소득 증가 폭은 1분위(16.5%)·2분위(15.9%)보다 3분위(19.7%)·4분위(45.5%)·5분위(36.3%)에서 더 많이 늘었다. 정구현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1분위 가구원 수 평균이 2.43명인데 5분위는 3.46명이라 가구원 수를 기준으로 지급하는 재난지원금이 더 갔다”며 "전년과 달리 추석이 10월이라 명절 부모님 용돈 같은 사적 이전소득이 늘어난 요인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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