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음식점·호프 비상대책위원회가 생존권보장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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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이 ‘3월 선별 지급, 추후 보편 지급’으로 가닥을 잡고 4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정확한 지급 기준이 관심을 끈다. 지급 속도에 무게를 두고 기계적인 기준에 따라 지원금을 풀 경우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인 ‘소상공인’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지원 대책의 사각지대를 보강하고 지원을 좀 더 두텁게 하는 차원에서다. 현재 소상공인 버팀목 자금 지원기준은 연 매출 4억원 이하, 근로자 수 제조업 10인 미만, 서비스업 5명 미만이다.
기준선을 어디로 잡든 매출을 지급 기준으로 삼을 경우 논란이 붙을 수 있다. 업종 특성상 매출은 높지만, 이익이 낮은 곳도 있어서다. 거리두기에 따라 배달 매출이 늘고, 인건비ㆍ재료비 등 각종 비용은 오히려 줄어든 곳도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피해 정도와 상관없이 기준을 충족하면 모두 받고, 기준에 미달하면 전혀 받을 수 없는 식의 ‘절벽’이 있다면 경계에 있는 소상공인의 반발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창업 시점, 종업원 수 등 세부기준도 마찬가지다. 3차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2019년 11월 이전 창업)대로라면 지난해 신규 창업자에 대한 지급은 어려울 전망이다. 식당ㆍ학원 같은 서비스업은 특성상 종업원 수가 많은데 상시 종업원이 5명이 넘어가면 지원금을 못 받는다. 매출 타격이 심각하더라도 종업원을 많이 고용하고 있다면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상공인 지원금’ 같이 합리적인 지급 기준은 있어야 한다. 오히려 형평성 논란 때문에 업종별ㆍ품목별로 예외를 두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당정에서 기준선 완화 논의부터 나오는 건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보다 일단 소나기부터 피하는 성격이 짙다. 매출 대신 영업이익을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나 피해에 비례한 차등 지급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년이 넘었고 재난지원금 지급도 4차에 접어드는데 아직도 기준선을 두고 ‘올 오어낫씽(all or nothing)’ 방식으로 지급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를 토대로 매출 타격 등 피해액에 비례한 상세ㆍ차등 지급 기준을 만들어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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