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상설관 불교회화실에서 3D 입체 영상으로 선보이고 있는 괘불 미디어아트 작품. 괘불 부처의 이마 백호에서 빛을 내뿜는 광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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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설 연휴 전시 나들이는 국내 전시장의 대표 격인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제격일 듯싶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경내 상설관 3층 세계문화관과 2층 불교회화실부터 살펴보길 추천한다. 불교회화실에 가면 고찰에서 법회를 할 때 내걸었던 옛 괘불 그림의 도상을 입체적인 3D 디지털 영상으로 재현한 미디어아트를 만나게 된다. 괘불은 1980년대 이후 민중미술에 등장한 걸개그림의 원조이자 부처와 수호신이 어우러진 천상의 불국 세상을 올려다보게 한 이 땅 특유의 불화 장르다. 박물관 쪽은 국보인 화엄사 괘불과 보물인 은해사·부석사 괘불을 바탕으로 부처의 머리에서 힘차게 뿜어져 나온 빛과 주변을 지키는 사천왕상, 흩날리는 꽃잎과 신비스러운 구름 등을 12m 대형 스크린에 투사한 3D 입체 동영상으로 실감 나게 살렸다. 2층에선 올려다보고 3층에선 내려다볼 수도 있다.
3층 세계문화관에는 동아시아에서 아랍과 유럽으로 수출한 도자기 교류의 역사가 펼쳐진다. 중국과 일본 등에서 만들어져 동남아시아와 아라비아를 거쳐 유럽에 수출했던 청자와 백자, 채색 자기가 주인공이다. 네덜란드 국립도자박물관과 흐로닝어르박물관의 소장품 113점을 통해 유장한 세계 도자 교역사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의 기획전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도 보는 재미가 남다른 근대미술사·문학사 전시다. 1930~50년대 정지용, 이상, 백석 등 문인과 김용준, 최재덕, 이중섭, 김환기 등 화가들이 서로 어울려 의지하며 창작의 영감을 주고받은 자취를 그림, 시집 등의 작품 140여점과 500점 넘는 자료를 통해 처음 조명한다.
낙서예술가 출신으로 현대 미술사의 대가 반열에 오른 요절 작가 장미셸 바스키아 회고전(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은 연휴 막바지인 13~14일 관람이 가능하다. 국립경주박물관의 고대 유리 특별전 ‘오색영롱’, 국립부여박물관의 백제 산수문전 특별전 등 지방 국립박물관도 구성과 연출 방식이 개성적인 화제의 기획전을 줄줄이 준비했다.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이 꺼려진다면, 각 국립박물관 누리집을 찾아 온라인 전시 콘텐츠를 골라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민족의 술’ 막걸리의 문화사적 의미를 가상전시관(makgeolli.nfm.go.kr)에 풀어낸 국립민속박물관의 ‘막걸리, 거친 일상의 벗’전도 손짓한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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