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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재난지원금 지급

'전 국민' 받고 '선별' 더…역대 최대 4차 재난지원금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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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14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회와 비대면 이원 화상으로 진행된 한국판 뉴딜 당정추진본부 회의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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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손실보상제에 이어 4차 긴급재난지원금까지. 오는 4월 지방자치단체 재ㆍ보궐 선거를 겨냥한 ‘나랏돈 뿌리기’를 둘러싸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가 다시 맞붙었다. “전 국민과 선별 모두 지원하겠다”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한꺼번에 안 된다”고 반기를 들면서다. 20조원 안팎 역대 최대 규모가 예상되는 4차 지원금 논의가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중이다.

2일 오후 홍 부총리는 페이스북에 “추가적 재난지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전 국민 보편 지원과 선별 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글을 올렸다.

이낙연 대표가 이날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편성토록 하겠다. 추경 편성에서는 맞춤형 지원과 전 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다”고 말한 지 불과 4시간여 만이다. 여당 대표의 말을 경제부총리가 나서 정면 반박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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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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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부총리는 다시 ‘화수분(재물이 끊이지 않고 나오는 설화 속 보물단지)론’을 꺼냈다. “국가 재정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숫자로만 비교되고 또 그것으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 물론 화수분도 아니다”라며 “재정 규모, 부채 속도, 재정수지, 국가신용, 세금 부담 등과 연결된 복합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기재부의 나라냐” 비판한 정세균 국무총리와 자영업 손실보상제 재원을 놓고 갈등을 빚을 때도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최근 우리 재정 상황을 두고 ‘너무 건전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을 봤다. 재정을 너무 쉽게 본 진중하지 않은 지적”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이 지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안 그래도 너무 건전해서 문제인 재정 건전성을 지키겠다고 국가부채 증가를 내세우며 소비 지원, 가계소득 지원을 극력 반대하니 안타깝다”는 기재부 저격글을 공개적으로 겨냥한 문구이다.

다만 홍 부총리의 이런 반박이 1~3차 재난지원금 때와 같이 ‘홍두사미’ ‘홍백기’로 끝날 가능성 역시 충분하다. 지난 1일 청와대 수석ㆍ보좌관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3차 지원금만으로는) 피해를 막기에는 매우 부족하다”며 4차 지원금 지급을 공식화했다. 대통령 뜻까지 홍 부총리가 뒤집긴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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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 회차별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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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홍 부총리는 4차 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 편성 가능성은 인정했다. “지금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한창이고 3월이 돼야 마무리된다”면서도 “2월 추경 편성은 이를 것으로 판단되고 필요 시 3월 추경 논의가 가능할 듯 보인다”고 밝혔다.

여당은 4월 재ㆍ보선 전후 20조원 규모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이미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 전 국민에게 가구당 40만~100만원씩 지급했던 1차 때(14조3000억원)를 뛰어넘는 액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컸던 계층에 선별 지급했던 2차(7조8000억원)와 3차(9조3000억원)의 2~3배 수준이다.

최대 규모 재난지원금인 만큼 대가 역시 클 수밖에 없다. 올해 예산 가운데 남은 비상금(목적예비비)은 1조3000억원에 불과하다. 20조원 내외 규모의 추경 재원은 거의 전액을 빚으로 메워야 한다. ‘수퍼’ 재난지원금 뒤에 역대 최대 규모 추경, 적자 국채 발행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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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왼쪽부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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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지원금이 끝이 아니라는 게 더 문제다. 자영업자 손실보상제 입법이 예고된 데다 코로나19 방역 상황과 선거 구도에 따라 올해 안 ‘n차’ 지원금이 또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미 956조원(올해 본예산 기준)까지 차오른 국가채무가 연내 10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올해 본예산이 국회를 통과한 지 두 달도 채 넘지 않았는데 또 추경 편성과 4차 지원금을 여당에서 급하게 추진하는 건 4월 선거를 염두에 둔 100% 정치적 판단”이라고 꼬집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당의 대권 후보인 이낙연 대표, 이재명 지사, 정세균 총리가 포퓰리즘(대중 영합주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들 모두 재정 문제는 애당초 관심이 없다”며 “20조원 4차 지원금을 준다고 해서 끝나지도 않을 것이며,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우려했다.

세종=조현숙ㆍ임성빈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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