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공매도 마진콜' 공포…美증시 3개월래 최악 급락[뉴욕마감]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머니투데이

게임스탑/ 출처=뉴욕포스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뉴욕증시가 석달 만에 최악의 급락세로 마감했다.

최근 게임스탑 등의 공매도에서 손실을 보고 '마진콜'(margin call)을 받은 헤지펀드들이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주식을 대량 매도할 수 있다는 공포가 시장을 강타했다. 마진콜이란 손실이 난 선물계약 등에 대해 증거금 부족분을 채우라는 요구를 말한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도 경기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비관적 진단을 내놓으며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뉴욕증시 3대 지수 일제히 2% 이상 하락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633.87포인트(2.05%) 떨어진 3만303.17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28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98.85포인트(2.57%) 급락한 3750.77을 기록했다. 이로써 S&P 500 지수는 올해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355.47포인트(2.61%) 밀린 1만3270.60으로 마감했다. 페이스북은 3%, 테슬라는 2% 넘게 떨어졌다.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지난해 119억달러(약 13조원) 순손실이라는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4% 급락했다. 737맥스 기종 결함 문제에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인한 항공기 수요 감소까지 겹친 결과다.

머니투데이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룻새 130% 폭등…게임스탑 미친 주가에 백악관 "예의주시"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성지가 된 비디오게임 소매업체 게임스탑은 하루 만에 130% 넘게 뛰며 폭등세를 이어갔다. 공매도 세력을 상대로 한 개인투자자들의 압승이다.

그러나 게임스탑에 대한 투기적 매매를 놓고 백악관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게임스탑 주가는 전날보다 199.53달러(134.8%) 뛴 347.51달러로 마감했다. 올들어서만 무려 18배로 폭등했다.

게임스탑은 오랫동안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종목이다. 최근 행동주의 투자자의 이사회 합류 소식에 게임스탑의 주가가 오르자 공매도 세력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환매수(숏커버링)에 나선 게 랠리에 기름을 부었다.

이 때문에 주가가 더 뛰자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을 중심으로 개인투자자들이 게임스탑 매수를 독려하면서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로 인해 게임스탑을 공매도했던 헤지펀드 등 기관들은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게임스탑과 극장·케이블 업체 AMC 등 일부 종목에 대한 투기적 매매를 놓고 주식시장의 전형적 고점 신호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바이탈날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 회장은 "시장 참가자들이 이른바 '게임스탑 현상'을 호기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지만, 이런 폭등은 시장에 대한 신뢰를 깎아먹는다"고 경고했다.

한편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게임스탑 주가 폭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뉴욕증시만으로 미국 경제의 건전성을 측정할 순 없다"며 "백악관의 경제팀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게임스탑 뿐 아니라 최근 주가가 폭등한 다른 기업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회복 느려진다는 美연준…파월 "앞으로도 힘들어"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묶었다. '양적완화'에 해당하는 채권매입 규모도 유지했다. 그러나 경기회복세가 느려졌다는 진단으로 불안감을 자극하면서 주식시장의 낙폭을 키웠다.

이날 연준은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며 기준금리를 0.00~0.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금리를 1.00∼1.25%에서 제로 수준으로 내린 이후 10개월째, 7번 연속 동결이다.

연준은 자산매입 역시 지금과 같은 속도로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연준은 매달 800억달러(약 90조원) 규모의 미 국채와 400억달러 어치의 주택저당증권(MBS) 등 1200억달러 상당의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이날 통화정책성명에서 연준은 연 2% 이상의 고물가를 장기간 용인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이후 경기가 회복돼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연 2%를 넘어도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8월 연준은 이런 취지의 평균물가목표제 도입를 선언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제에 부담을 줄 정도의 인플레이션은 조만간 발생할 확률이 희박하다"며 제로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베쓰 앤 보비노 수석이코노미스트(박사)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낮은 만큼 올해는 금리에 어떤 움직임도 없을 것"이라며 "2024년 초까지 연준의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연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몇 달 동안 경제 및 고용시장의 회복세가 둔화됐다"며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의 피해를 입은 업종들의 취약성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종전까진 없었던 문구다.

또 연준은 "경제의 궤도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로에 크게 좌우된다"는 기존 문구 뒤에 "여기엔 백신의 진전 역시 포함된다"는 표현을 추가했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19는 여전히 경제에 큰 위험요인"이라며 "앞으로도 아주 힘든 시기가 남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실제 실업률은 미 노동부가 발표한 6.7%보다 높은 10%에 가까울 것으로 분석했다.

뉴욕=이상배 특파원 ppark140@gmail.com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