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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주식매수청구 행사 '희비'…SK케미칼 울고, 아이비김영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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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손실 컸던 SK케미칼 주식매수청구 행사자

SK케미칼, 주식매수청구가 대비 554% 상승

한일시멘트·코퍼스코리아…시장 수익률은 하회

주가 떨어진 아이비김영, 주식매수청구 행사 유효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지난해(2020년) 상장기업의 합병 등 주요결정에 반대해 주식을 매도한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SK케미칼(285130) 주식을 매도한 이들은 역대급 상승랠리 중인 코스피 시장 상승률과 비교해 최대 7배 이상 치솟은 주가에 후회가 컸으나 반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후 주가가 하락한 아이비김영(339950) 주식 매도 투자자들은 웃었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주식매수청구권 1~5위는 신세계 I&C(035510)(577억원), 한일시멘트(300720)(216억원), SK케미칼(285130)(우선주포함 44억원), 코퍼스코리아(322780)(36억원), 아이비김영(339950)(32억원) 등이다. 이들의 주식매수청구권 금액의 합은 상장종목 전체 주식매수청구금액(976억원) 대비 약 93%에 달한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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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매수청구권이란 주주총회에서 결의된 합병·영업양수도 등에 반대했던 주주가 자신의 소유주식을 회사로 매수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주식매수청구대금이 많았다는 것은 합병·영업양수 등 이후 주가 상승보다는 하락의 위험이 컸다고 판단한 투자자가 많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 경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 시행령에 규정에 따라 주식매수 청구가격이 책정된다.

가장 손실 컸던 SK케미칼 주식매수청구 행사

가장 아쉬운 이들은 SK케미칼(285130)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투자자들(매수대금 44억원)이다. 이들은 SK케미칼이 바이오에너지 사업을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것을 반대해 주식을 던졌으나, SK케미칼 주가는 이후 비상장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코로나 백신 위탁 생산 기대감으로 인해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급등했다.

SK케미칼 보통주는 주식매수청구가격이 6만3068원으로 책정됐는데 현재(27일 종가기준) 주가는 이보다 554.06% 상승한 41만2500원에 거래 중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마지막날인 지난해 4월6일 종가(8만2000원) 기준으로는 403.05% 상승,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수익률(72.25%)의 약 6배에 달한다.

SK케미칼 우선주 던진 이들도 아쉽긴 마찬가지다. 주식매수청구가격 3만432원에서 현재 499.70% 급등한 18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 주가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마지막날 종가(2만9900원) 기준으로 510.37% 상승해 시장수익률의 7배 수준이다.

결국 SK케미칼 주식을 매도 후 다른 종목에 투자했더라도 이 정도 수익을 얻기 매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SK케미칼의 주식매수청구 수량은 보통주가 948주, 우선주가 14만3767주로 우선주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일시멘트·코퍼스코리아…시장 수익률에는 하회

지난해 주식청구대금 규모가 컸던 신세계 I&C(035510)(577억원)의 경우 SSG 페이 사업을 SSG.COM에 양도하는 결정에 반대하는 투자자의 주식을 지난해 3월 주당 11만5310원에 사들였다. 신세계 I&C는 27일 종가기준 13만6500원에 거래, 주식매수청구가 대비 18.38% 올랐다.

하지만 주식매수청구 행사 마지막날(2020년 4월14일) 종가 기준 시장상승률(코스피)은 68.14%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후 시장수익률 근접한 종목에 투자했다면 더 큰 이익을 거뒀을 가능성도 있다. 회사의 주식매수청구 마지막날 종가(10만7000원) 대비 현재 주가는 33.71% 상승, 시장수익률의 절반에 못 미친다.

한일시멘트(300720)와 코퍼스코리아(322780)도 비슷하나 신세계 I&C보다 시장수익률 격차가 작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후 다른 주식을 투자했더라도 비슷한 수익에 그쳤을 확률이 높았단 얘기다.

주식매수청구대금 2위인 한일시멘트는 한일홀딩스 자회사인 HLK홀딩스 합병결정을 했고, 이에 반대하는 투자자의 주식을 지난 7월 주당 8만3859원에 사들였다. 현재 주가는 주식매수청구가 대비 28.19% 상승한 10만7500원에 거래 중이다. 해당 기간 코스피 시장수익률인 41.28%과는 10%포인트 정도 차이다.

스팩(SPAC) 합병을 통해 상장한 코퍼스코리아는 지난 11월 합병 반대하는 주주들에게 주당 2036원씩 모두 36억원을 지급했는데, 현재 회사의 주가는 8.06% 상승한 2200원에 거래 중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마지막날(2020년 11월30일) 기준으로 한 코스닥 시장수익률은 11.26%다.

주가 떨어진 아이비김영, 주식매수청구 행사 유효

주식매수청구가격이 2036원이었던 아이비김영(339950)은 현 주가가 1570원으로 22.12% 하락해 5위내 종목 중 유일하게 주식매수청구권 행사한 투자자가 확실한 이익인 상태다. 계속 회사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행사일 마지막날(2020년 9월8일) 기준 현재까지 약 20%의 손실을 보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수익률은 12.25%다.

한편 지난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투자자 다수가 이득보다 손실에 가까운 것은 국내 증시가 전례 없는 상승랠리를 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코로나 여파가 없던 지난해 초와 비교해도 42.09% 상승했으며, 지난 25일에는 사상 최초로 3200선을 넘어섰다. 이로 인해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금액은 전년 대비 62.7%나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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