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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 KBS, 국민 반발에도 수신료 2500원→3840원 인상 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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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회, 수신료 2500원→3840원 인상 산정
8년만의 재추진...방통위·여당도 호응 예상
중간광고까지 허용하면서…명분 상충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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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옥 전경.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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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수신료 인상을 감행했다. 별다른 체질 개선 노력 없이 수신료도 올리고, 중간광고도 법적으로 허용 받으며 ‘일거양득’을 취하겠다는 것이다. 공영방송사로서 공적책무 강화를 명분으로 수신료를 인상하는 동시에 상업방송의 상징인 중간광고까지 챙겨 사내 억대 연봉자들의 고용 안정을 보장해준다는 비판이 나온다.

KBS가 27일 오후 정기이사회를 열고 현행 2500원인 수신료를 3840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을 상정했다. KBS 경영진은 이날 수신료 조정안을 제출하면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재난이 일상화된 시대에 공익의 가치를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양승동 KBS 사장은 수신료 조정안이 이사회에 상정된 후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19 시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국민의 방송이 되겠다"고 말했다.

KBS의 수신료 인상 재추진은 2013년 이후 8년 만이다. 수신료 인상안은 앞으로 공청회, 여론조사, KBS 공적 책무 강화 방안 제시 등 여러 절차를 거쳐 이사회 심의 후 결정된다.

KBS 이사회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 11명의 비상임이사로 구성된다. 이사회 의결은 재적이사 과반수의 찬성으로 이뤄진다. 수신료를 인상하려는 KBS의 도전은 2007년, 2010년, 2013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당시 여론의 반발과 함께 국회 벽에 막혀 번번이 무산됐다.

이날 일부 이사는 코로나19 시국에 상정을 조금 미루자는 의견도 밝혔다. 하지만 일단 상정하고 대신 후속 절차를 신중하게 밟자고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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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동 KBS 사장이 지난 4일 신년사에서 “수신료 현실화는 우리의 숙원이자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수신료 인상에 대한 의지를 밝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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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회 의결만으로 수신료 인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수신료 산출 내역, 시청자위원회 의견, 수신료 관련 여론 수렴 결과, 이사회 의결 내역 등에 대해 방통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심의를 거쳐 국회를 통과하면 KBS는 인상된 수신료를 부과할 수 있게 된다.

이번에는 KBS의 수신료 인상안이 방통위의 지지와 함께 국회에서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힘에 입어 법안 통과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KBS 수신료 인상 찬성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온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지난 6일 올해 방통위 주요 정책 과제로 ‘수신료 산정 제도 개선’을 꼽았다. 국회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에는 KBS 출신인 고민정·정필모 의원 등이 있다.

반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원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은 KBS 수신료 인상에 부정적 입장이다. 이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적 동의 없는 수신료 인상은 안 되고, KBS가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부분은 국민의 고통"이라며 "수신료 인상은 언급조차도 되어선 안 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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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욱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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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민의힘 등 야권도 KBS의 정치적 편향성과 고임금 구조 등을 이유로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국회 과방위 야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국민의힘)은 지난 26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그동안 수신료 인상의 문제점을 심각히 지적했는데도, KBS가 2500원에서 3840원으로 수신료를 인상하겠다는 안을 강행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KBS가 내세우는 명분은 수신료 비중을 영국 공영방송 BBC에 준하는 70% 선으로 끌어올려 공영방송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KBS에 따르면 수신료 비중은 2019년 기준으로 전체 재원의 46%(6750억원) 수준이다.

KBS는 수신료 인상을 통해 재난방송 강화, 저널리즘 공정성 확보, 대하 역사드라마 부활 등 공영 콘텐츠 제작 확대 등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KBS의 이런 명분마저도 비판이 나온다. 먼저 KBS 직원 약 5300명 중 억대 연봉자가 절반을 넘어서는 상황에 대해선 확실한 개선 조치가 없는 것이다. KBS 재원 총비용 중 인건비 비율이 37.1%나 된다. 이날 KBS 경영진은 인건비 절감과 예산 긴축도 약속했지만, 그동안 체질 개선은 소홀히 하면서 국민 세금으로 이를 보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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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는 방송법 시행령을 개정해 KBS, MBC 등을 포함한 지상파 방송사들이 유료방송 사업자와 동일한 조건으로 중간광고를 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KBS 등 지상파 중간광고는 프로그램 1회당 1분 이내, 45분 이상 1회, 60분 이상 2회, 이후 30분당 1회 추가해 최대 6회까지 중간광고가 가능해진다. 오는 5월, 늦으면 6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미디어 융합시대에 부합하기 위해 광고 규제를 합리화해야 한다는 게 방통위의 설명이다.

유료방송업계에선 방통위가 광고 편성 규제를 크게 완화하는 등 광고 확대와 KBS의 수신료 인상이 서로 상충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KBS는 수신료를 인상한다면 광고를 줄이고 공적 기능을 강화해야 하는데 광고를 확대하면 오히려 수신료 인상 명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논리적으로 옳은 지적"이라면서도 "수신료 문제를 광고와 연결해버리면 논의가 굉장히 복잡해지고, 또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어서 2개를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했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수신료 인상은 국민적 저항이 큰 사안이기 때문에 이사회 의결이 빨리 이뤄지더라도 정부와 국회에서는 4월 재보궐 선거가 끝나고 나서야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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