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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적자 빠진 르노삼성, ‘삼성’ 브랜드 사용료도 못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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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해 9월 판매 저조로 한때 조업을 중단했던 르노삼성 부산공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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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조조정에 착수한 르노삼성자동차가 매년 삼성에 냈던 브랜드 사용료(로열티)를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4분기(지난해 10~12월) 실적 공시 이전이지만, 2012년 이후 8년 만의 적자전환이 확정적이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이미 지난해 8월 '삼성' 브랜드에 관한 사용 계약을 종료했지만, 아직 2년간의 유예기간 상태에 있다.



8년 만의 적자로 삼성에 로열티 못내



27일 재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올해 삼성에 2020년분 배당금(브랜드 로열티 포함)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지난해 적자가 분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삼성에 로열티나 배당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 과거에도 적자 시기에는 삼성에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00년 삼성차를 르노가 인수한 이후, 르노삼성은 르노그룹BV(79.9%) 다음으로 삼성카드(19.9%)가 2대 주주다. 삼성카드는 매년 1분기 실적에 르노삼성의 배당금으로 2019년 309억원, 지난해에는 97억원을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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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이 삼성에 지급한 배당금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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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간 계약 내용에 따르면 "세전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해에 제품 매출액의 0.8%가량을 삼성 측에 지급한다"고 돼 있다.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만큼 삼성카드에 매년 배당금을 지급하고, 삼성 브랜드 소유권자인 삼성전자·삼성물산에 로열티를 내는 구조다.

르노삼성과 삼성이 10년 단위로 갱신했던 브랜드 사용 계약은 지난해 8월 종료된 상태다. 현재는 계약 종료 후 2년간의 유예기간(2022년 8월 4일 만료)이 남아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르노삼성에 브랜드 계약 연장을 제안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 일각에선 완성차 메이커와의 반도체·배터리 사업 협력을 위해서 "르노삼성과의 지분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주장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삼성도 "실익 많지 않다" 판단



르노삼성이 향후 '한국르노'(가칭)로 회사명과 브랜드를 교체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 판매에 들어간 소형 SUV '조에'에는 르노의 마름모 마크가 부착돼 있다. 수도권에선 상당수 영업지점이 이미 르노를 상징하는 노란색을 활용해 인테리어를 바꿨다. 다만, 부산 공장과 인접한 경상도 일대에선 삼성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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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이 지난해 국내 판매에 들어간 조에는 르노 마크가 부착돼 있다. [사진 르노삼성차]


르노삼성은 현재 '서바이벌 플랜'이라는 이름의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다음 달 26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있다. 임원은 숫자를 40% 감축하고, 임금도 20%를 삭감하기로 했다. 서비스센터로 썼던 경기 일산 테크노스테이션(TS)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르노삼성의 직영 경정비 서비스점은 이제 부산 한 곳뿐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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