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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탄탄한 기술력·한발 앞선 투자… 미래 선박 시장도 이끈다 [K브랜드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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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세계 1위 다지는 한국조선해양

한국조선 신호탄 쏘아올린 저력으로

1974년 우리 손으로 만든 유조선 첫 진수

세계가 깜짝 놀랄 성장… 글로벌 1위 도약

“기술 만이 미래 여는 열쇠”… 쉼 없는 담금질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 시장 선도

LNG선은 안전 담보 고난도 기술 필수

2020년 세계 발주량 3분의 1 수주 따내

친환경 LNG추진선도 독보적 경쟁력

차세대 선박 기술도 ‘이 손안에’

수소선·암모니아 추진선 등 상업화 박차

현대重 통해 친환경 미래사업 1조 투자

저탄소시대 대비 기술 고도화 속도 높여

세계일보

한국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추진 선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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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울산 미포만 현대울산조선소에서 우리 손으로 만든 첫 유조선 ‘애틀랜틱 배런’호가 진수됐다. 26만급이었던 이 배는 오늘날 세계 1등에 올라선 한국 조선산업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당시 조선업계 ‘초짜’ 현대가 최대 규모급 선박을 단번에 만들어낸 것을 보고 세계가 깜짝 놀랐다고 한다. 26만급은 현재 만들어지는 초대형 유조선과 거의 같은 사이즈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급성장을 거듭했고, 2000년대 들어 한국을 세계 1위 조선 강국 반열에 올렸다. 앞으로도 한국조선해양은 한층 강화된 미래 기술로 글로벌 친환경, 스마트십 선박 시장을 선도하며 세계 1위 조선사의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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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 친환경 LNG추진선 50척 수주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을 위해 현대중공업에서 물적분할해 2019년 6월 출범한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00억달러를 수주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이렇게 선전한 배경엔 한국조선해양의 든든한 기술 경쟁력이 있다. 이 회사는 “불확실한 위기 속에서는 기술만이 미래를 여는 유일한 열쇠(권오갑 회장 신년사)”라는 신념으로 1위 담금질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을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이 견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선·해운 조사기관인 클락슨리서치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에서 발주된 대형 LNG선 63척 중 한국조선해양이 3분의 1인 21척을 수주했다.

LNG선은 평균 선가가 1억8600만달러(17만4000㎥ 기준)에 달한다. 그만큼 안전을 담보로 한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데, 이러한 시장점유율은 한국조선해양의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LNG를 연료로 운항하는 LNG추진선 역시 한국조선해양의 경쟁력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5일 아시아 소재 선사와 1만5000TEU급 LNG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에 대한 선박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약 9000억원 규모의 새해 마수걸이를 대규모 LNG추진선으로 시작한 것이다. 2018년 7월과 지난해 9월 각각 세계 최초로 LNG추진 대형 유조선과 LNG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인도하는 등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총 50척, 49억달러의 LNG추진선을 수주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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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시행된 ‘IMO 2020’ 등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LNG추진선박에 대한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IMO 2020은 전 세계 모든 해역을 지나는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로 제한하는 조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벙커C유를 연료로 쓰는 대형 컨테이너선 한 척이 내뿜는 황산화물은 디젤 승용차량 5000만대 분량 수준에 달한다. 반면 LNG선은 황산화물 배출이 거의 없고, 질소산화물 배출을 85%, 온실가스 배출을 25% 이상 절감할 수 있다. 2025년 지금보다 강한 온실가스 배출규제인 에너지효율설계지수(EEDI) 3단계가 도입되면 신조 발주 선박시장의 약 60%를 LNG연료 추진선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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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6월 28일 울산 미포만 현대울산조선소에서 최초의 국산 유조선인 '애틀랙틴 배런호(26만t급)'의 명명식 및 진수식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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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 현대중공업에서 야간 건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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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운반선, 암모니아 추진선으로 한 발짝 더

한국조선해양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환경규제 기조에 맞춰 차세대 친환경 연료인 수소를 운반하는 선박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량의 수소를 운송하기 위해서는 부피를 줄이고 안전성을 높이는 액화 공정이 필수다. 특히 수소는 영하 253도에서 액화하기 때문에 이를 안정적으로 보존하는 첨단 극저온 기술이 필요하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현대글로비스 등과 함께 세계 최초로 한국선급과 선박 등록기관인 라이베리아 기국으로부터 상업용 액화수소운반선 기본인증을 획득했다.

암모니아 추진선 역시 한국조선해양이 상업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차세대 선박이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 무탄소 대체 연료로, 보관·운송·취급이 비교적 용이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7월 영국 로이드선급으로부터 암모니아 연료추진 선박에 대한 기본인증서를 받았다. 이와 함께 독자적인 국내 기술을 바탕으로 ICT(정보통신기술)융합 전기추진 선박의 상용화에 나서는 등 차세대 친환경 스마트십 시장 선점을 위한 미래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첨단 스마트십 분야 기술 개발로 시장 주도권 확보

한국조선해양은 선박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을 연이어 개발해 첨단 스마트십 분야도 선도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의 스마트십은 선박 엔진과 제어기, 각종 기관 등의 운항 정보를 위성을 통해 육상에서 모니터링하고, 원격 진단 및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탑재했다. 2011년 3월 세계 최초로 스마트십을 선보인 후 지금까지 400여척 분의 스마트십 시스템을 수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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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의 첨단 항해지원시스템인 '하이나스(HiNAS·Hyundai Intelligent Navigation Assistant System)' 실행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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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에는 SK해운의 25만급 벌크선에 세계 최초로 첨단 ‘HiNAS(하이나스·현대 항해지원시스템)’를 탑재했다. 자율운항 보조기술인 하이나스는 인공지능이 선박 카메라 분석을 통해 주변 선박을 자동으로 인식해 충돌 위험을 판단하고, 이를 AR(증강현실)을 기반으로 항해자에게 알리는 시스템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분 100%를 보유한 현대중공업을 통한 친환경 미래사업 투자도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친환경 및 미래 선박 개발, 건조기술 개발, 친환경 생산설비 구축 등에 향후 5년간 최대 1조원을 투자한다고 이날 밝혔다. 자금은 비상장사인 현대중공업이 IPO(기업공개)를 통해 연내 약 20% 규모의 신주를 발행, 조달한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투자를 통해 수소, 암모니아 등 저탄소 시대를 대비한 친환경 선박 및 미래 첨단 스마트십, 자율운항선박 개발과 이중연료추진선의 고도화에 나선다. 연료전지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M&A(인수합병)나 지분 매입을 포함한 기술 투자 등도 함께 추진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시장의 변화를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 자리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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