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삼성·네이버·카카오…증시 스타기업 0000에 꽂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5년 전 암을 극복한 김병식 씨(48)의 최대 관심사는 건강. 그중에서도 특히 당뇨병 예방이 최우선이다. 담당 주치의에게서 당뇨병 발생 가능성이 일반인에 비해 높아 사전 관리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병원에서 김씨의 가족력이나 암치료 정보, 치료 후 검진 정보를 종합적으로 상담·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처럼 김씨가 질병을 진단받기도 전에 미리 대비할 수 있었던 것은 의료데이터를 통한 예측 모델 덕분이다. 암치료 병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의료데이터의 가명정보를 결합하고, 결합된 정보로 인공지능(AI) 예측 모델을 개발해 암에 걸린 적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게 도와준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개인 건강관리의 중요성 확대와 함께 의료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의료데이터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정부와 의료기관 정보기술(IT) 업계 간 협력이 늘어나고 있다. 우선 정부는 환자 차트를 전산화 데이터인 전자의무기록제도(EMR)의 상호 호환성을 높이기 위해 인증제를 운영하는 식으로 표준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매일경제

네이버 자회사 라인은 작년부터 일본에서 원격의료 플랫폼 `라인닥터`를 서비스 중이다.


의료기관과 IT 업계는 속속 손을 잡거나 인적 교류를 통해 의료데이터 축적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전문 의료인력 채용으로 헬스케어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안착시키기 위해 분주하다. 네이버는 지난 15일 사내 공지를 통해 직원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회사의 복리후생 방향에 맞춰 최고의 의료진이 함께하는 '헬스케어연구소'를 신설한다고 공지했다. 특히 이 조직 산하에 '건강증진센터(사내 병원)'를 둬 보다 체계적으로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내 최고 로봇 수술 전문가로 꼽히는 나군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비뇨의과 교수를 헬스케어 연구소장으로 영입한 것을 공식화한 데 이어 최근 의료 인력 1명을 추가 영입했다. 해외 시장을 겨냥해 독립 조직으로 꾸민 스마트 헬스케어 조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미국 내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하면서 미국 전문 의료인력을 부장 직급으로 채용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용 혈압 측정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삼성 헬스 모니터'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 내 입지 다지기에 나선 만큼 의료 인력이 필수다.

카카오는 의사 인력을 직접 채용하기보다 의료 기관과 협력에 나섰다. 카카오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협업하기 위해 투자한 파이디지털헬스케어, 서울아산병원·현대공업지주와 투자한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설립했다. 이 두 법인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설립됐고 현재 법인의 가치를 합치면 이미 1000억원을 넘는다는 게 투자은행(IB) 업계 평가다. 최근에는 LG전자가 이 법인이 만든 펀드의 주요 출자기관(LP) 중 한 곳으로 확인됐다.

IT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연이어 병원과 손잡는 것은 AI 기술력과 병원 의료데이터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2017년 에스토니아를 방문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의료데이터 산업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카카오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2019년 협약 당시 AI 기반으로 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한 협력을 맺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파이디지털헬스케어에 환자 650만명에 대한 의료데이터 사용권과 의료정보 시스템 관리 노하우를 제공한다. 카카오는 데이터를 첨단 기술로 분석해 비식별(익명화) 처리를 거친 뒤 의료 현장에서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데이터 결합 등을 통한 신종 감염병 대응에도 기업이 나서고 있다. KT는 AI·빅데이터 기반 감염병 대비 솔루션 개발에 필요한 연구 데이터 수집용 앱 'SHINE'을 출시하고 연구를 본격화했다. SHINE은 신종 감염병 대응을 위한 보건 정보 연구(Study of Health Information for Next Epidemic)의 약자다.

[이동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