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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타워스'서 본듯한 모습…1m짜리 공룡 볏의 진짜 역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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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기 후기 '파라사우롤로푸스' 두개골 분석…기도·공명기 역할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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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퀴르토크리스타투스 복원도
[Andrey Atuchin 제공/ 이 기사에 한정해 사용]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백악기 후기의 초식공룡 '파라사우롤로푸스'(Parasaurolophus)는 이마에서 머리 뒤로 약 1m에 달하는 볏을 갖고 있었다.

캐나다 앨버타에서 약 100년 전 부분 화석으로 처음 발견된 뒤 독특한 머리 모양 때문에 주목받았지만, 그 기능을 놓고 잠수할 때 이용하는 스노클 같은 것이라는 주장부터 초강력 후각을 담당하는 기관이라는 설에 이르기까지 갑론을박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최근 파라사우롤로푸스의 두개골이 거의 완벽한 상태로 발굴되면서 이 볏의 구조와 기능이 구체적으로 밝혀졌다.

미국 덴버 자연·과학 박물관과 외신에 따르면 이 박물관의 공룡 큐레이터 조 서르티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뉴멕시코 북서부 사막의 침식지대인 '비스티 배드랜드'에서 발굴한 파라사우롤로푸스의 두개골 화석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생물·의학 분야 개방형 정보열람 학술지 '피어(Peer) J'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사암 경사면에 일부만 드러난 화석을 조심스럽게 발굴해 볏 안의 관 부분이 손상되지 않은 두개골 화석을 얻었다. 주변에는 뼛조각이 많아 고대 모래톱에서 뼈의 상당 부분이 화석이 됐다가 침식 작용으로 일부만 남게 된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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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암 경사면에 드러난 파라사우롤로푸스의 두개골 화석 일부
[Doug Shore, Denver Museum of Nature & Science 제공/이 기사에 한정해 사용]



연구팀은 파라사우롤로푸스의 볏 모양이 아주 독특하지만, 오리주둥이 형태를 가진 공룡의 볏과 상당히 유사하게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논문 제1 저자인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고생물학자 테리 게이츠 박사는 "얼굴의 코 부위가 자라 머리 뒤로 3피트(90㎝)가량 뻗어나간 뒤 방향을 되돌려 눈 위로 붙었다고 상상해보라"면서 "이 공룡은 숨을 쉴 때 (코로 들이마신) 산소가 8피트(2.4m)의 관을 지나 도착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볏 안의 관이 기도 역할과 함께 소리를 내는 기능도 담당하는 것으로 봤다.

공동 저자인 캐나다 왕립 온타리오 자연사박물관 부관장 데이비드 에번스 박사는 여러 가지 주장이 있었지만 "우리는 수십 년의 연구 끝에 파라사우롤로푸스의 볏이 주로 동족 내에서 의사소통하는데 이용되는 공명기와 시각적 장치 역할을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파라사우롤로푸스는 모두 3종이 알려져 있는데 이번에 발견된 두개골 화석은 P. 퀴르토크리스타투스(cyrtocristatus) 종이다. 볏이 다른 두 종에 비해 짧고 곡선 형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성숙한 개체로 자라기 전에 죽어 화석이 됐기 때문일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P. 퀴르토크리스타투스와 마찬가지로 뉴멕시코에서 발굴된 P. 투비켄(tubicen) 종은 볏이 길고 직선 형태를 보여 지리적으로 1천600㎞가량 떨어져 있고 시기도 250만년가량 차이가 나는 앨버타 출토 P. 워커리(walkeri)종과 더 가까운 종으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연구팀은 볏을 제외한 다른 두개골의 특징들은 남부에서 발굴된 파라사우롤로푸스 두 종 사이에서 앨버타종보다 더 유사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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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ey Atuchin, Denver Museum of Nature & Science 제공/이 기사에 한정해 사용]



P. 퀴르토크리스타투스의 두개골 화석이 발굴된 비스티 배드랜드는 지금은 건조하고 식물이 드물지만, 파라사우롤로푸스가 살았던 약 7천500만 년 전에는 아열대숲이 무성했던 저지대 범람원으로, 티라노사우루스를 비롯한 다양한 공룡이 서식했다. 당시 북미 대륙은 얕은 바다로 갈라져 지금과는 사뭇 달랐으며 서쪽 지역만 알래스카에서 멕시코까지 연결돼 있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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