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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중국식 美제재…28명 제재한다면서 18명 이름 '비밀'

글자크기

폼페이오·나바로·볼턴 등 10명만 공개

기자 질문에 “스스로 잘알 것” 답 피해

현직은 숨기거나 못정했을 가능성도

'뒤끝 제재'하면서 트럼프는 못건드려

中 네티즌도 “황제는 못 잡아” 비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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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 21일 베이징의 한 쇼핑센터 대형 전광판에 취임식 뉴스가 방영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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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명의 미국인을 제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10명만 이름이 공개됐다. 나머지 명단도 알려 달라.”(외신 기자) "누가 나쁜 짓을 했는지는 스스로 잘 알 것이다.”(중국 외교부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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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 외교부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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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중국 외교부 정례 기자 회견장에서 오간 문답이다. 이날 새벽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끝난 직후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리 28명에 대해 제재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상자와 직계 가족이 향후 중국·홍콩·마카오에 입국할 수 없고, 관련 회사는 중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았다.

중국이 공개한 제재 대상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매슈 포틴저 NSC 부보좌관, 알렉스 아자르 보건복지부 장관, 키스 클라크 국무부 경제차관, 캘리 크래프트 유엔 대사, 존 볼턴 NSC 보좌관,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이 포함됐다.

그런데 발표문에는 28명 중 10명만 이름을 공개했다. 외신 기자의 질문에는 “도둑이 제 발 저릴 것”이란 식의 답변만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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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미국 고위 관리 28명을 제재한다는 중국 외교부의 제재문. 제재 대상 명단은 10명만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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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제재 대상을 공개하지 않는 이상한 ‘중국식 제재’에 대해 26일 홍콩 명보는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놨다.

우선 현직 관리가 포함됐을 가능성이다. 중국이 공개한 10명은 모두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리다. 미공개 인물은 여전히 현직에 있어 미·중 관계에 던질 충격을 피하기 위해 이름을 숨겼다는 해석이다.

둘째, 숫자만 정해놓고 구체적 대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다. 아직 제재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바이든 정부 관계자가 밝힐 향후 중국 정책에 따라 추가하려는 계획일 것이란 추정이다.

셋째, 준비되지 않은 제재에 따른 해프닝이란 말도 나온다. 미국이 제재를 남용한다고 비판해왔던 중국은 지난해부터 미국을 본떠 제재 카드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제재 관련 법률과 집행 모두 경험이 없다. 복잡한 미국 국내 정치에 대한 이해도도 떨어진다. 결국 28명 중 10명만 공개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다.

그렇다면 왜 28명일까. 미국이 홍콩 보안법 시행을 이유로 제재한 중국의 전인대 부위원장 숫자가 14명이란 데서 힌트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에 두 배로 갚아 주겠다는 이른바 ‘곱절 보복론’이 적용됐을 것이란 해석이다.

제재 효과는 어떨까. 폼페이오 장관과 밀접한 법률회사 아렌트 폭스의 중국 업무, 중국 아스팔트 시장 점유율 50%인 코치 인더스트리 , 클라크 차관이 부회장을 맡았던 제너럴 모터스(GM) 등이 첫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중국 내 반응 역시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현직에서 물러난 이들에 대한 '뒤끝 제재'인 데다 정작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빠졌기 때문이다. “탐관오리만 때려잡을 뿐, 황제는 못 잡는다(只反貪官 不反皇帝).” 명보가 꼽은 중국 네티즌의 한 줄 평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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