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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김도읍, 박범계와 친분 과시한 투자사기 대표의 대선자금 조달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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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회장 만난 경위 번복한 박 후보자

박범계, “김 전 회장과 사적인 관계 맺은적 없어”

고교시절 폭력서클 만들었다는 자서전 내용도 부인

세계일보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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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지난 25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와의 인맥을 과시하며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인 김모 전 웰리치인베스트먼트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2017년 대선자금 조달에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후보자는 김 의원이 김 전 회장이 주도한 ‘못난소나무’ 행사에 참석한 경위를 거듭 물었지만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전 회장 측 인사 A씨의 육성 증언을 공개했다. A씨는 “문 대통령 선거자금을 자기가 다 펀드 만들어서, 담쟁이펀드를 만든 사람이 본인(김 전 회장)이라고 말하면서 성재도가 (김 전 회장 생일 행사) 축사를 할 때도 그 이야기를 꺼냈다. 김 전 회장에게 선거자금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선거자금 문제로. 그런데 며칠 걸리지 않아서 다 채웠다. 달성했다고 언급했다“고 김 의원실에 진술했다.

노무현정부 청와대 시민사회행정관으로 일한 성재도씨는 친여성향 지지단체인 못난소나무의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못난소나무 수석대표를 맡았으며 성씨가 김 전 회장의 생일 행사를 찾을 만큼 각별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2012년과 문재인 당시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조직1특보실의 특보로 활동했다. 김 전 회장은 전국적으로 비인가 회사를 다수 설립해 다단계 방식으로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지 않고 비상장주식을 불법으로 중개해 자본시장법위반·공동폭행·협박 등의 혐의로 검찰에서 수사 중이다.

김 의원은 이어 “또 다른 증언에서는 김 전 회장이 청와대 저녁 식사에 초대를 받기까지 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김 전 회장이 박 후보자 보다 갑의 위치에 있다고 느낌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김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반박 또는 해명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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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읍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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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박 후보자가 김 전 회장을 전남 담양 행사에서 처음 만났다는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박 후보자는 김 전 회장과 당일 현장에서 처음 인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앞서 박 후보자가 2018년 8월 전남 담양에서 열린 김 전 회장 주최의 ‘못난소나무’ 야유회를 겸한 행사에 박 후보자가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도 처음에는 “(담양 행사장)그때 김 전 회장을 처음 만났고 만나거나 연락을 취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이에 2018년 7월 경남 진주에서 열린 ‘못난소나무’ 1주년 창립 총회에서 박 후보자와 김 전 회장이 행사장 맨 앞줄에 나란히 앉아 있는 사진을 공개하며 담양 행사 전에 만난점을 지적하자 박 후보자는 “진주 모임에서는 김 전 회장을 주목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김 의원은 법무부가 박 후보자의 담양 행사 참석 경위에 대해 “당 대표 출마 후 전국에 낙선 인사를 다닐 때 ‘못난소나무’ 모임의 다른 공동 대표의 초대로 모임에 가게 되었을 뿐 기사에서 거론된 김 전 회장의 초대로 간 것이 아니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박 후보자의 입장을 재차 물었다. 김 의원은 “누가 박 후보자를 초대했냐”고 물었지만 박 후보자는 “김 전 회장이 아니다. (초대자의)프라이버시가 있다”며 답을 하지 않았다. 박 후보자는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서 낙선한 뒤 인사 차원에서 호남 지역을 가다가 담양으로 오라고 해서 갔다. 그 뒤로 김 전 회장과 어떠한 사적인 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며 “저분들은 당 대표 선거에서도 도움 준 것도 없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학창시절 ‘폭력서클’을 만들었다는 자서전 내용을 부인했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2008년 발간된 자서전에서는 친구가 몰매를 맞아 패싸움이 벌어졌다고 했고, 2012년 고교 특강에서는 자신이 몰매를 맞아 서클을 만들어 복수했다고 얘기했다. 어떤 게 진실이냐”고 질의했다. 박 후보자는 이에 “중학교 2학년 때 몰매를 맞은 것도 사실이고, 자서전에 밝힌 대로 친구가 몰매를 맞아 싸움이 벌어진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라며 “상대가 같은 사람들이 아니다”고 답했다. 고교 특강의 발언과는 다른 취지로 폭행 사건의 배경을 설명한 것이다.

박 후보자는 조 의원이 “그러면 이게 지금 다른 사안이라는 말이냐”라고 재차 질의하자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방황이 시작됐고, 고등학교 2학년 말에 학교를 그만뒀다”며 “그걸 전체적으로 강연하며 총괄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마쳤지만 여야 이견으로 청문 보고서는 채택하지 못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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