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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투자노트] 증권가 "비트코인 아닌 金을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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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는 따로 없습니다."

지난해 12월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기 시작하던 때만 하더라도, 증권사에 가격 분석을 요청하면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7일 비트코인이 4800만원선을 돌파한 이후 증권가에서도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이달 들어 비트코인을 자체 분석하는 보고서가 SK증권, 이베스트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에서 하나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의 주가가 3000만원대로 내려앉은 현재 비트코인이 반등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인 ‘미래의 금’으로 평가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까지 금 상장지수펀드(ETF) 내 자금은 46억3000만달러가 유출됐지만, 비트코인 자금은 37억5000만달러가 유입된 점이 근거다. 하지만 아직 증권가의 전망은 부정적이다.

조선비즈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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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스트증권에선 비트코인이 보편적으로 상용화되면 향후 10년 이후 금과 동등한 자산이 된다는 점에 동의했다. 그렇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봤다. 2019년 5월 초~8월 말 비트코인 가격의 움직임 때문이다. 2019년 5월 초~6월 말 실질금리가 하락하고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금과 비트코인 가격은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7월 초~8월 말 달러 가치가 오르자 비트코인 가격이 금 가격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최진영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현재도 실질금리가 하락하고 달러화가 반등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은 더딘 상용화와 유동성 부족으로 달러 가치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자산으로 비트코인보다는 금을 통한 대응을 권고했다.

하나금융투자도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에 비해 변동성이 큰 편이어서 금의 대체재가 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부를 저장하거나 교환의 매개체로 사용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은 비트코인과 달리 오랜기간 거래가 이뤄지면서 물가상승률 대비 금값 등을 통해 현재 가격이 어느 수준에서 이뤄졌는지 가치를 판단하는 간접 지표가 있다. 또 각국 중앙은행이 금을 대표적인 준비자산으로 보유하는 것도 금의 안전 요소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금 가격이 조정되며 금과 은의 비율은 73배 수준으로 2015년 이후 평균(79.5)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는 미 국채금리 상승이 단기적으로 금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면서도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 여전히 금 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보고서를 통해 1비트코인이 14만6000달러(약 1억6000만원)까지 오른다고 주장한 JP모건도 아직은 소극적인 입장이다. JP모건은 "현재 유통되는 코인수로 계산한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5750억달러"라면서 "2조7000억달러에 달하는 민간 부문의 금 투자와 대등해지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4.6배 증가해야한다"고 분석했다.

김소희 기자(relati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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