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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마약 중독돼 거리 떠돌던 노숙자… 대학서 역사학 교수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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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현지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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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티슬(45)과 그의 아내.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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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에 중독된 채 거리를 배회하던 노숙자였던 남성이 캐나다 명문대 교수 자리를 꿰찬 사연이 전해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요크대 조교수로 재직중인 제시 티슬(45)이다.

24일(현지시간) BBC는 길거리와 감옥생활을 이어오다 교수가 된 캐나다 크리 토착민 부족 출신 제시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제시는 제작년인 2019년 발간한 자서전 '잿더미 속에서'(From the Ashes)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현재 그는 캐나다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대학인 토론토의 요크대에서 역사학과 조교수로 재임중이다.

그러나 제시는 불과 십 몇 년 전인 30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길거리를 전전하며 구걸로 생계를 이어나가던 노숙자였다. 그는 오타와 국회의사당 인근을 배회하며 관광객들이 연못에 던진 동전을 건져올리며 살았다.

그는 유년시절 헤로인 중독자였던 아버지를 피해 어머니와 형 2명과 함께 자랐다. 이후 제시는 다시 어머니와 떨어져 아버지와 지내게 됐고, 교육에 관심이 없던 아버지는 구걸과 도둑질만을 가르쳤다.

이후 아버지의 육아를 이상하게 여긴 한 이웃이 아동보호기관에 신고해 티슬 형제는 또다시 아버지와 떨어져 지내게 됐다. 이후 그들은 고아원과 위탁 가정을 거쳐 결국 조부모의 집에서 자라게 됐다.

이웃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티슬 형제와 지내는 걸 꺼렸고 '문제아'로 전락한 제시는 갱단과 어울리며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함께 살던 조부모의 집에서 19세 때 쫓겨났고 그때부터 30대가 될 때까지 길거리 노숙 생활을 이어왔다.

23세이던 1999년 새해 전야에는 피자를 대신 주문해 주면 입고 있던 옷을 벗어주겠다는 낯선 이들의 부탁을 들어줬다가 살인 누명을 쓸 뻔 하기도 했다. 택시기사를 살해한 이들이 살해 당시 입고 있던 옷을 제시에게 입혀 혐의를 뒤집어씌우려 한 것이다.

결국 진실이 밝혀져 용의자들은 경찰에 검거됐지만 제시는 경찰의 정보원이라는 낙인이 찍혀 주 거처였던 뒷골목에서도 더이상 지낼 수 없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시 3층 높이에서 떨어져 부러진 다리가 치료를 받지 못해 썩어 들어가자 제시는 "차라리 편의점을 털어 감옥에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이후 편의점을 습격하고 며칠 뒤 자수한 뒤 제시는 교도소에 들어갔고, 제시는 교도소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독방에 감금돼 끔찍한 금단 현상을 겪었다는 그는 마약 생각을 떨쳐버리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제시는 제대로 읽고 쓰는 법을 깨우친 뒤 출소 후에 재활 시설에 입소했다. 엄마와도 다시 연락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 제시의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위로를 전하기 위해 연락온 옛 동창 루시와 사랑에 빠졌다.

루시의 도움으로 제시는 식당에서 감자튀김 용 감자를 써는 일자리를 얻었다. 그는 35세이던 2012년 루시와 결혼했고 토론토 요크대에서 역사학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그는 학교 과제로 크리 부족의 역사와 가계를 추적하게 됐고 이 때 쓴 레포트를 눈여겨 본 교수가 제시를 자신의 보조 연구원으로 고용했다. 그의 연구는 학계에서 인정받기 시작했고 우수생으로 졸업하게 됐다.

이렇게 결국 요크대 역사학과 조교수로 '인생 대역전'을 쓴 제시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

김현지B 기자 localb1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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