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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안철수 단일화 성공할까…정치력 얼마나 달라졌나 [한승곤의 정치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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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안철수 단일화 제안 거절

3월 당 밖에서 단일화 협상 재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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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7일 서울 종로구 사직 2구역 재개발지역을 방문, 조합관계자의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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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국민의힘 경선 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해 달라. 제1야당이 주도권을 갖고 야권 승리를 위한 게임메이커가 되어주면 기꺼이 참여하겠다" (지난 19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위한 국회 기자회견 중)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이하 일부 존칭생략) 가 제안한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방법을 국민의힘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이른바 '안철수발 단일화'는 일단 무산됐다.


안 대표가 제안한 단일화 방법론은 크게 두 가지다. 국민의힘 경선 문턱을 없애 외부 모든 인사가 경선에 참여하고 당적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다.


이를 두고 안 대표가 애초에 무리한 단일화 카드를 내민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야당과의 단일화 실패로 자신의 독자 출마 명분을 쌓고, 후보 분열 과정에서 자신의 몸값을 키우기 위한 정치공학적 계산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렇다 보니 서울시장과 대선 후보로 그리고 당 대표로 활동하면서 안 대표의 정치 감각도 달라진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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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코로나19 대책특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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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3월 초 당 밖에서 단일화해도 늦지 않다"


국민의힘은 안 대표 제안을 선거가 치러지는 전달인 3월에 다시 논의해보자는 입장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3월 초에 우리 당 후보, 안 대표, 금태섭 전 의원이 당 밖에서 단일화해도 늦지 않다"며 "단일화는 실무 협상으로 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입당에 대한 여지도 열어놨다.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은 "안 대표는 흡사 야권 후보 단일화보다 기호 4번 당적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지지자 뜻에 따라 합당 논의를 할 수 있다는데, 그렇다면 입당 못 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와 국민의힘 두 정치 세력이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두고 치열한 샅바 싸움을 하는 가운데 이 같은 안 대표의 모습은 이미 앞서 2018년 서울시장 선거 때 사용했던 전략이라는 비판적 견해도 있다.


당시 선거에서 안 대표는 바른미래당 후보로 출마해 3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결과에 안 후보의 정치적 잠재력에 대한 물음표가 달리기 시작했고 정치적 치명상을 입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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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의료 자원봉사에 나서 의료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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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바른미래당 안철수' 성적표, 이제는 넘어설까


국민의힘과 단일화에 실패하면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그때와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 당선이 아니고서야 2등으로 아깝게 낙선하는 것은 '아직 안철수의 저력이 살아 있다' 정도의 무형의 정치적 평가만 받을 수 있을 뿐 서울시장 안철수는 아니다. 선거에서 낙선한 안철수에게 국민의힘이 긍정적인 견해를 밝힐지도 의문이다.


여기에 안 대표가 국민의힘으로 입당하는 상황이나 국민의당이 국민의힘과 합당하는 그림 역시 안 대표 입장에서 매력적인 조건은 아니다.


안 대표의 정치 경력에는 '새정치연합-새정치민주연합-국민의당-바른미래당-국민의당'으로 이어지는 당적 변화의 과거가 있다. 그런 현실에서 국민의힘과 어떤 형태로든 연합을 한다는 것은 안 대표 입장에서 반가워할 리 없다.


2011년 안 대표의 정치적 멘토로 활동하던 김 위원장과 어긋난 인연도 넘어야 할 걸림돌이다. 김 위원장은 대놓고 "안철수는 비호감 1등"이라고 말했다.


한국리서치 신년조사에서 안철수는 정치인 비호감도 1위를 차지했다. 한국갤럽은 지난해 12월 10∼12일 전국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 잠룡'으로 불리는 정치인들에 대한 호감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비호감도 조사에서 안철수 대표가 69%,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67%로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는 안 대표의 단일화 행보와 관련해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야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 사이에서도 안철수의 정치력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결국 본인으로 단일화 하자는 얘기 아닌가, 물론 조금 더 정치를 현실적으로 하고 있다고는 본다"면서도 "다만 그렇다고 해서 정치력이 질적으로 개선된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프레임을 여전히 과거의 프레임에 자꾸 얽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본인이 제3지대에 있으면서 중도층을 자기가 안고 있고, 그리고 그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하거나 이런 선택을 하지 않고 그냥 자기는 외부에서 단일화를 추진해 '2011년 박원순'이 되겠다, 이런 접근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간단하게 얘기하면 그런 전략으로 보이는데, 그건 계속 했던 프레임이다. 사실은 그동안 그런 단일화 시도가 실패했다고 결론을 내린다면 이제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래서 과감하게 입당을 한다든지 아니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하고 담판을 짓든지 해서 당대당 통합을 하든지 여러 방법으로 단일화를 시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평론가는 "그러나 현재 시점으로 보면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고 여전히 과거 방식에 좀 얽매이고 있는 상황으로 봐서, 정치력이 크게 개선 되었다고 보기에는 좀 힘들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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