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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폭행 영상 덮기 의혹’ 일부 사실로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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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관, 택시기사에게 “블랙박스 영상, 못 본 걸로”

서울청, 진상조사 착수…해당 수사관은 대기발령 조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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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 2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퇴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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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이용구 법무부 차관(사진)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과 관련해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고도 “못 본 것으로 하겠다”며 덮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이러한 의혹 일부가 사실로 밝혀졌다며 해당 수사관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은 24일 “서울 서초경찰서 담당 수사관 A경사가 지난해 11월11일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했다는 보도 내용이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며 “A경사를 이날자로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승렬 국가수사본부장(직무대리)의 지시에 따라 박성주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단장으로 구성된 청문·수사 합동 진상조사단을 편성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진상조사단은 13명 규모로 A경사가 블랙박스 영상의 존재를 알게 된 시점과 서초경찰서의 팀장, 과장, 서장 등에게 보고가 이뤄졌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초경찰서 팀장, 과장, 서장 등은 1차 조사에서 “A경사가 영상을 확인한 것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서초경찰서장이었던 최모 총경은 최근 인사에서 서울경찰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찰 관계자는 “최 총경은 진상조사단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이 차관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행 중 운전자 폭행 혐의’를 적용하지 않고 내사종결한 것에 대해 “범행을 입증할 블랙박스 영상이 없고 택시기사 B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B씨는 검찰에서 경찰 조사 당시 휴대전화로 촬영한 블랙박스 영상을 A경사에게 보여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초가량의 영상은 이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장면을 담고 있었다고 한다. B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담당 수사관이 ‘블랙박스 복원업체에서 영상을 찍어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서 영상을 보여줬다”며 “영상을 보고 A경사가 ‘차가 멈춰 있네요. 영상은 못 본 거로 할게요’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해당 휴대전화 영상은 이후 B씨가 이 차관과 합의하면서 삭제했지만, 검찰이 사건을 재수사하는 과정에서 다시 복원됐다. 이 차관은 “택시기사분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며 “(블랙박스는) 이 사건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므로 어떤 경위에서건 수사기관에 제출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6일 서울 서초구 자택 앞에서 술에 취한 자신을 깨우던 B씨의 목덜미를 잡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 사건을 단순 폭행죄를 적용해 내사종결했다. 하지만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를 적용했다면 단순 폭행죄와 달리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처벌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비판받았다.

B씨가 이 차관을 내려주기 위해 정차한 상태를 ‘운행 중’인 것으로 봐야 하는지를 두고도 논란이 있다. 경찰은 정차 상태였다는 B씨의 진술을 참고해 이 차관에게 단순 폭행죄를 적용했지만, 특가법에 따르면 운전자가 여객의 승하차를 위하여 일시 정차한 경우도 포함된다. B씨는 검찰 조사에서 폭행 당시 기어 변속기를 주행 모드에 두고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이 차관의 폭행 의혹을 재조사하고 있다.

박채영·이보라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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