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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학교도, 학원도 아닌 '홈스쿨링'…방역 사각지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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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방역당국 모두 관리 못미쳐…광주 빛내리교회 집단감염 촉발

함께 숙식 드러나며 학생 10명 등 누적 18명 확진…n차확산 우려

뉴스1

24일 오전 광주 북구 신용동 한 어린이집에서 한 학부모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는 자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전날 이 어린이집 원장이 코로나19에 확진돼 원생과 직원 200여명에 대한 전수검사가 진행됐다.2021.1.24/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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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광주 빛내리교회에서 집단감염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 교회 1층에 있는 '홈스쿨링'이 방역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과 교인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밀접접촉을 하는 동안 방역당국이든 교육당국이든 관리하는 사람은 없었다.

24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전날 광주 북구 신용동 빛내리교회 지표환자(광주 1479번) 확진 후 가족과 학생 등 18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빛내리교회는 3층 건물로 1층에는 국제학교, 2층은 교회 예배당, 3층은 거주공간으로 이뤄졌다. 이 중 1층에서 10명의 학생이 확진됐고 건물 전체에서 직원과 교인, 가족 등 8명이 코로나19에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모두 18명으로 집계됐다.

교회 건물 1층에 위치한 국제학교에서 초등생 10명이 홈스쿨링(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직접 교육하는 방식)을 하면서 건물 3층에서 숙식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교회의 교인은 20명 정도로 소규모지만 국제학교와 교회, 옆 건물의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이들이 모두 한 가족이고 모두 해당 교회 교인들로 확인돼 접촉자가 다수 발생했다.

교회에서는 비대면 예배를 원칙으로 전반적인 방역수칙은 지켜진 것으로 확인됐지만 지난 17일 20인 이하로 대면 예배가 진행됐고 20일 온라인 예배 영상 촬영을 위해 신도들이 오간 것이 확인됐다.

특히 확진된 학생과 교인들이 3층에서 숙식을 하면서 수시로 자신의 집을 오간 것으로 확인돼 교인 외 가족들의 추가 감염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학생과 교인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밀접접촉을 하는 동안에도 이를 관리하는 사람은 없었다.

뉴스1

24일 오전 광주 북구 신용동 한 어린이집에서 한 학부모가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아들을 다독이고 있다.2021.1.24/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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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쿨링이 방역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현 방역 지침상 홈스쿨링이 학교나 학원으로 분류되지 않으면서 교육당국과 보건당국 어느 곳에서도 관리를 받지 못했다.

보건당국은 홈스쿨링이 '방역의 사각지대'라고 시인하면서 어떤 방역 기준으로 관리를 해야 할지 내부 기준을 검토 중이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미인가 시설이라 아무도 관리하는 사람이 없었다. 학원도 아니고 학교도 아니라 교육청 관할도 아니고 함께 숙식을 해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위반으로 보기도 애매하다"며 "내부 회의를 통해 적당한 관리 주체를 선정해 사각지대를 메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빛내리교회의 교인인 광주 1479번(지표환자)은 지난 19일 기침과 구내염의 코로나19 증상을 보였다. 이후 22일 광주시청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진행해 전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까지 이 확진자와 접촉한 30명 중 18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고 5명은 음성 판정을 받고 7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추가 감염자 중에는 국제학교 학생을 포함해 인근 어린이집 원장이 포함되면서 당국이 어린이집을 임시폐쇄하고 원생 115명, 직원 22명 등 137명에 대한 전수검사를 진행했다.

당국은 교회와 어린이집을 임시폐쇄 조치하고 현장 위험도 평가와 심층 역학조사를 진행해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이다.
beyond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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