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코로나 '1억명 시대' 백신 공급 줄인 아스트라···유럽 뒤집혔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코로나 누적 확진자 9900만명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등 제약사

"초기 백신 공급량 제한될 것" 통보

중앙일보

코로나19 환자가 중국에서 처음 보고된 지 약 1년 만에 전 세계 누적 확진자 수가 1억 명까지 늘어났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억명에 육박하고 있는데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등 제약사들의 백신 공급은 당초 계획보다 줄고 있다. 국제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4일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9930만명을 넘어섰다. 뉴욕타임스(NYT)와 존스홉킨스 의대는 누적 확진자 수를 약 9870만명으로 집계했다. 집계 기관과 집계 방식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1억명 시대’가 코앞에 다가왔다. 2019년 12월 중국에서 첫 확진자가 보고된 지 1년 만이다.

하지만 세계 통계 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 집계에 따르면 22일 기준 코로나19 백신 접종 횟수는 약 6111만회다. 전 세계 인구(약 80억명)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전파를 줄이는 집단 면역을 위해선 전 인구의 최소 70%가 항체를 보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중앙일보

코로나19 백신 접종 횟수가 23일 기준 약 6100만 회로 보고됐다. 미국 1911만 회로 가장 많고, 중국과 영국이 그 뒤를 잇는다. [Our World in Data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갈 길이 멀지만 백신 접종 지연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유럽연합(EU)에 공급할 코로나19 백신의 초기 물량이 예상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고, EU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올 1분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예상 공급량은 3100만 회분이라고 밝혔다. 이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약속한 1분기 공급량인 8000만 회분의 39% 수준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이달 말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 여부가 결정되면 다음 달 중순부터 EU 회원국 27개국에 공급될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EU 관계자들에게 EU 내 공급을 맡은 벨기에 협력사의 저조한 생산량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신 개발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아스트라제네카가 백신 생산량이 협력사마다 차이가 큰 것을 판단하고, 생산량이 떨어지는 협력사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유럽연합(EU) 승인을 앞둔 아스트라제네카가 1분기 EU 공급량을 당초 계획했던 수준의 40%인 3100만 회분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EU가 총 6억 회분을 계약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도 초기 공급 물량이 예상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앞서 화이자는 벨기에 생산시설 확충 공사로 인해 앞으로 몇 주 동안 백신 출하량을 줄인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백신 생산량 감소로 유럽과 북미 등에서 백신 접종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지난주 독일의 베스트팔렌주와 이탈리아 일부 지역에선 백신 접종이 일시 중단됐고, 스페인 마드리드에선 의료진의 백신 접종이 멈췄다고 BBC는 22일 보도했다.

이탈리아와 독일, 스페인 등 EU 회원국은 최근 백신 공급량이 계획보다 20~50%까지 줄었다고 밝혔고, 캐나다 보건당국은 화이자 백신이 다음 주 납품을 연기했으며 앞으로 3주간 공급량이 많이 감소할 것이라고 알렸다.

상황이 긴박해지자 유럽에선 백신 제약사에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공급량 감축은 심각한 계약 위반으로, 이탈리아와 다른 유럽 국가 시민들의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모든 법적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올렸다. 폴란드도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에 법적 대응을 경고한 상태다.

미국 전역에서도 백신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 뉴욕주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은 공급받은 백신 물량의 97%를 사용해 곧 전부 소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루이지애나와 뉴저지주 등에서도 백신 부족을 호소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주 정부의 백신 할당량이 다 소진될 가능성을 조사하라고 요청한 상태다.

중앙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 이내 1억명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치겠다고 공언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3일 NYT 등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달 들어 화이자 백신을 위한 저용량 특수 주사기 사용을 승인했다. 백신 접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화이자 백신은 1병당 5회분 접종이 정량이지만, FDA가 승인한 주사기를 사용하면 1회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다만 미국 언론들은 특수 주사기 공급이 선행돼야 하는 만큼, 미 보건 당국이 기대하는 만큼의 접종 확대 효과는 곧바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