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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곳간지기 구박” “언론 앞 비판 온당한가”…이낙연, 이재명·정세균에 ‘견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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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KBS 심야토론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정세균 국무총리에 견제구

세계일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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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3일 한 시사 프로그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을 놓고 재정당국을 압박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정세균 국무총리를 향해 작심 반격으로 풀이되는 발언을 냈다.

이 대표는 이날 방송된 KBS 1TV 심야토론에 출연해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라고 한 홍남기 부총리 발언을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 지사가 강력 비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기획재정부 곳간지기를 구박한다고 무엇이 되는 게 아니다”라며 “독하게 얘기해야만 선명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는 기재부를 향해 날선 비판을 해온 이 지사에 대한 의견 표명으로 보인다. 앞서 이 지사는 같은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한 경제학과 교수의 칼럼을 인용한 뒤, “재정건전성 외치면서 무조건 적게 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전 세계가 확장재정정책에 나서는데 안 그래도 너무 건전해서 문제인 재정건전성 지키겠다고 국가부채 증가 내세우며 소비지원, 가계소득지원 극력 반대하니 안타깝다”고 혀를 찼다.

아울러 이 대표는 정부의 영업제한 지침에 따른 손실보상 제도화와 관련해 “지금 단계에서는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틀림없고, 곳간은 언젠가 쓰기 위해 채우는 것”이라며 확장재정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전제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당·정 간에 얘기하면 될 일이지, 언론 앞에서 비판하고 다니는 것이 온당한가”라며 “하물며 같은 정부 내에서 좀 의아하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발생 시 영업제한에 따른 피해를 보상하는 ‘자영업 손실보상제’의 법제화를 기재부에 지시하면서,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의 반대 의사에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고 격노했던 정 총리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손실보상제의 법제화에 대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재정 당국의 어려움으로 재정 부담 문제를 짚으며, “재정이 국가적 위기 시 최후의 보루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명제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다만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기 때문에 재정 상황, 재원 여건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정책변수 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표가 ‘대권주자 선명성 경쟁 의도’로 정부 내 아군인 홍 부총리를 공개 비난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냄으로써, 이 지사는 물론이고 정 총리에게도 ‘견제구’를 날렸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이러한 일들을 아우르듯 “그런 문제는 정치적인 결단이 필요하다”며 “당·정간 대화를 서둘러야 하고, 그 과정에서 대외적으로 구박할 필요가 있을까, 내부적으로 충분히 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는 여야 협치와 관련, 21대 국회 전반기에 야당에 법사위원장을 양보할 가능성을 질문받자 “그렇게 안 된다”고 답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네 차례 있었는데, 모두 야당은 기립하지 않았다”며 “21대 국회가 병들어 있다”고 야당에 화살을 돌렸다. 제도적 검찰개혁 방안과 관련해서는 “6대 범죄를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게 돼 있는데 검찰 내부에서 분리하는 게 제일 온건한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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