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65698787 0112021012465698787 02 0204001 6.2.4-RELEASE 11 머니투데이 64163280 false true false false 1611432540000

[서초동살롱]윤석열로 나뉜 여야의 공수처 구상

글자크기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머니투데이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수처에 대한 청사진이 윤석열을 기준으로 나뉘었다"

지난 9일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개최됐다. 11시간30분 가량 진행된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새로 출범하는 기관과 이를 이끌어갈 장(長)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청문회를 지켜본 법조인들은 의원들 질의에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난 1년에 대한 시선이 묻어났다고 평가했다. 여당은 김진욱 공수처장이 윤 총장과 다른 모습을, 야당은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 바랐다는 것이다.

여당이 제시한 공수처 구상에는 반(反) 윤석열 정서가 짙게 깔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시작으로 청와대를 겨냥해 이뤄진 수사는 무리한 수사로, 검찰 조직은 권한을 남용한 집단으로 여겨졌다. 공수처가 검찰조직과 다르기를 희망했고 검찰과 다른 수사를 할 것을 요구했다.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의 검찰권 행사를 '법치의 가면을 쓴 새로운 가짜 법치주의'로 평가하며 김 처장에게 "헌법적 가치와 시대정신을 벗어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패했던 '민주적 통제' 논리는 공수처장 인사청문회서 다시금 강조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여당이 민주적 통제라는 이름으로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밀어붙였던 과거를 회상케하는 대목이었다. 복수의 여당 의원은 공수처가 민주적 통제를 받는 기관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김 처장에게 "민주적 통제가 굉장히 중요하다 생각하는데 어떻게 보느냐",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공수처장이 내부의 잘못된 수사에 대해 스스로 민주적 통제를 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야당은 바람직한 공수처장의 모습에 윤 총장을 투영했다. 야당에게 윤 총장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하다 찍어내림을 당한 인물이었다. 김 처장에게는 '제2의 윤석열'이 될 것을 요구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윤 총장과 같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하다가 압력이나 탄압을 받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 물었고,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외압이 있다면 윤 총장과 같은 과정을 밟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그러한 강단을 가지고 수사할 수 있는 소신이 있나 걱정된다"고 했다. 김 처장은 "사실관계를 모르는 입장"이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탄압이 발생한다면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당은 공수처가 '청와대 사수처'가 되지 않을 것을 약속받았다. 국민들이 공수처장에게 바라는 핵심 가치는 '중립성과 공정성'이라 못박았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공수처장이 정부와 여당의 외압으로부터 기관의 중립성을 지키는 방패막이'가 될 것을 주문했다. 추 장관의 법무부가 중립성을 잃은 예시로 거론되기도 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공수처가 법무부와 같은 집단이 돼선 안 된다"며 "같은 역할을 한다면 제2의 추미애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했다.

김 처장은 청문회에서 3년의 임기를 마친 이후 '정말 수고 많으셨다'는 말을 듣는 것이 소망이라 했다.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대부분 원론적인 답을 내놓은 김 처장이 향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당장에 가늠하기 어렵다. 법조계는 공수처가 어떤 사건을 '1호'로 선정하느냐를 주목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의도와 상관없이 1호 사건이 무엇이 되느냐로 공수처에 대한 국민적 정의가 내려질 수 있다"면서 "사건 선정부터 수사 결과까지 인정할만 한 과정과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 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