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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성윤 반부패부, ‘이규원 비위’ 수사 못하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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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2차 공익신고서에 드러나

“안양지청에 ‘출금 유출만 수사’ 지시, 수사종결땐 보고서 문구도 불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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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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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지청이 2019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긴급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할 당시 이규원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의 비위보고서까지 작성했지만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반부패부)의 외압 등으로 수사가 무산됐다는 주장이 22일 제기됐다.

김 전 차관의 불법 출금 의혹을 재수사 중인 수원지검 수사팀(팀장 이정섭 부장검사)은 반부패부가 안양지청에 수사 중단을 요구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적힌 A4용지 14장 분량의 2차 공익신고서를 전달받았다. 당시 반부패부장으로 현 정부 들어 요직에 중용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공익신고서의 피신고인으로 지정돼 수사 결과에 따라 파장이 예상된다.

○ “‘이규원 비위보고서’ 작성하고, 수사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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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2차 공익신고서에 따르면 2019년 4∼7월 김 전 차관의 출국 과정을 수사한 안양지청에 대검 반부패부는 “출금 정보를 유출한 과정만 수사하고 나머지 부분은 수사하지 말라”는 취지의 개입을 했다고 공익신고자는 주장했다. 안양지청은 같은 해 6월 당시 이 검사가 김 전 차관의 출금요청서를 허위로 만든 것을 확인하고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구체적인 혐의까지 적시한 비위보고서를 작성해 뒀지만 상급기관인 수원고검에 보고하지 않았다. 대검 예규상 현직 검사를 수사하기 위해선 관할 고검에 보고해야 한다. 이로 인해 이 검사에 대한 수사가 당시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반부패부는 안양지청이 같은 해 7월 수사를 확대하지 않고 종결할 때 ‘야간에 급박한 상황’ ‘서울동부지검장에게 사후 보고가 된 사실 확인’이라는 문구를 수사 종결 보고서에 넣도록 지시했다. 안양지청은 반부패부의 지시대로 보고서를 작성해 대검에 보고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이 지검장은 당시 서울동부지검장에게 전화해 “이 검사가 허위로 작성한 출금 요청서를 서울동부지검장이 한 것으로 하면 안 되느냐”는 부탁을 했다가 거절당했다.

안양지청이 법무부 출입국본부의 A 서기관을 전화로 조사하자 반부패부는 “통화 경위 등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수사팀은 법무부 직원 등에 대한 추가 조사 없이 수사를 종결했다. A 서기관은 당시 검찰 조사에서 “검찰의 부탁받고 해준 것인데 이것을 수사하면 검찰도 다친다. 모니터링을 물어보시는데 지금 이것을 민간인 사찰로 보는 것이냐”고 검찰 측에 항의했다.

이에 대해 당시 반부패부 관계자는 “당시 안양지청이 이 검사에 대한 수사 개시 승인 요청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대검이 수사를 막은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22일 휴가를 낸 이 지검장도 “지시한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수사 경과에 따라 이 지검장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공항에서 긴급 출금으로 해외 도피가 좌초된 실질적, 사후적 범죄 피의자를 위해 시나리오를 재구성하고 법무부를 압수수색하는 것은 누구의 공익을 위함입니까”라며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 檢, 이규원 휴대전화 확보…통화 내역 분석

수원지검 수사팀은 김 전 차관의 출금 요청서에 가짜 사건번호를 기재한 이 검사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특정하고 수사하고 있다. 수사팀이 법원에 청구한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관련 압수수색 영장의 발부율이 100%에 가깝다고 한다. 검찰은 이 검사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통화 내역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청와대 관계자와의 친분설이 끊이지 않던 이 검사의 통화 내역 수사 경과에 따라 청와대 개입 의혹으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9년 당시 진상조사단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 검사가 김 전 차관의 출금 조치를 할 당시 ‘술을 마시다 전화를 받고 급하게 서울동부지검으로 가서 처리했다’고 말했었다”고 밝혔다. 이 검사가 출금 조치를 혼자 실행한 게 아니라 누군가로부터 지시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대목이다.

유원모 onemore@donga.com·황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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