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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코로나 안꺾이자 日정부내 “올림픽 어렵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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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공식 부인에도 취소론 솔솔

하루 신규확진 5000명대 이어가… 7월전 전국민 백신접종 불가능

대표선수 선발도 20%에 그쳐… 오사카 시장 “올해 열기는 힘들어”

日정부-IOC는 “정상 개최” 강조

동아일보

도쿄올림픽 주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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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올해 개최’를 거듭 강조하는데도 대회 취소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는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NHK에 따르면 22일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045명이고 신규 사망자는 108명으로 일일 사망자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며칠 새 사망자가 100명 안팎을 오르내리면서 도쿄를 비롯한 주요 도시의 의료체계 붕괴가 가시권에 들어온 상태다.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도 각각 36만 명, 5000명에 육박했다. 19일 기준으로 도쿄도 내 코로나19 환자 전용병상 4000개 중 74%가 찼다. 오자키 하루오(尾崎治夫) 도쿄도의사회 회장은 22일 아사히신문에 “여러 국가로부터 관람객을 초대해 세기의 축제를 연다는 발상을 버려야 한다”며 “설사 올림픽을 개최하더라도 무관중으로 대회를 치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시작될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7월 올림픽 개최 전까지는 집단 면역 형성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郞) 오사카 시장은 20일 “국내 백신 접종을 올여름 이전에 끝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도쿄 올림픽을 올해 개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마쓰이 시장은 도쿄 올림픽을 2024년으로 연기하자고 제안했지만 2024년 개최지인 프랑스 파리가 이 제안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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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국제 경기가 잇달아 취소되면서 올림픽에 출전할 국가대표 선수 선발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NHK에 따르면 일본은 최근까지 13개 종목에서 117명의 대표 선수만 결정된 상태다. 33개 종목에 출전할 선수 600명을 선발해야 하는데, 전체의 20%도 채 뽑지 못했다.

정부 관계자들 또한 익명으로 “올림픽 개최가 힘들지 않겠느냐”는 발언을 언론에 흘리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18일 신년 연설에서 “감염대책에 만전을 기해 (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만 짧게 언급한 것도 취소 가능성을 감안한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월 신년 연설 내용의 상당 부분이 올림픽 관련 내용이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대조적이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담당상은 앞서 14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 우리는 대회 준비에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지만 이것(올림픽)은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며 각료 중 처음으로 올림픽 취소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야권도 가세했다. 21일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공산당 의원은 “올림픽 개최를 중지하고 모든 힘을 코로나19 수습에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입헌민주당 대표 역시 “희망적 관측만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9, 10일 교도통신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1%가 “올림픽을 취소 또는 재연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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