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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 탄핵’ 단독처리 가능하지만…여당 지도부는 신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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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왼쪽),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사법농단 법관 탄핵’을 제안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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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쏘아올린 사법농단 연루 판사 탄핵이 최초의 법관 탄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7명 의원들이 22일 사법농단 연루 판사 두 명의 탄핵을 공개 제안했으나,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 지도부는 고심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우리 헌법은 재적의원 100명 이상의 발의와 재적의원 과반 찬성으로 판사 탄핵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헌정 사상 법관 탄핵이 이뤄진 적은 없다. 현재 여당 의석만으로도 탄핵 의결 정족수를 충족한다. 정의당, 열린민주당, 기본소득당 등 진보 성향 소수정당들도 사법농단 판사 탄핵에 찬성하고 있어 보수 야당과의 표 대결로만 보면, 이미 승부는 끝난 상황이다.

판사 출신 이탄희 의원이 의원들을 직접 찾아가 제안하자 의원들이 취지에 동의하며 동참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도 법관 탄핵 시도가 가져올 정치적 파장 등을 고려해 탄핵안 발의 대신 탄핵 제안의 형태를 취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고통 해결 등 민생에 집중할 시기에 전례 없는 법관 탄핵 시도로 또다시 여야 간 정치쟁점화로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제 겨우 ‘추미애-윤석열 갈등’의 한고비를 넘었는데, 또다시 법조 논란을 이어가는 게 부담스럽다”며 “2월 임시국회 때 탄핵소추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지도부 소속 다른 의원도 “법관 탄핵을 이야기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늦었다. 하려면 (정권 임기 중반부인) 작년에 해야 했다”며 “당위성은 있지만 지금 사법농단 문제를 꺼내 법관 탄핵을 요구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전 정부에서 벌어진 사법농단 이슈를 다시 전면으로 부각시키는 게 시기적으로 좀 늦은 감이 없지 않은데다, 탄핵 대상 법관 두 명이 각각 1월 말과 2월 말에 퇴직하는 상황 등이 겹친 탓이다.

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실형 판결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2개월 정직’ 처분 집행정지 결정 등을 두고 여당 의원들과 법원이 몇 차례 대립각을 세운 이후 추진되는 법관 탄핵이 정치적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사법농단에 따른 법관 탄핵 이슈가 되레 국민의힘 등 보수야권으로부터 ‘정치적 보복’ 이슈로 탈바꿈돼 정치적 반격 기회만 제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민주당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민주당이 법원과 대립한 사건이 있었는데 법관 탄핵을 꺼내면 감정적 대응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민주당 내부에서는 사법농단 판사 탄핵을 적극 추진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사법농단 판사 탄핵 이슈가 갖는 정당성 때문에 당 지도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만류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로선 사법농단 판사 탄핵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향후 여론 추이에 따라 당내 분위기가 어떻게 달라질지 장담하기도 힘들다. 이날 탄핵 제안에 이름을 올린 107명 가운데 민주당 소속은 96명으로, 민주당 전체 의원(174명) 중 절반이 넘는 규모다. 대부분 의원들이 탄핵의 당위성에는 공감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다음주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만일 국회에서 법관 탄핵안이 의결되면 해당 판사에 대한 탄핵 여부는 헌법재판소에서 최종 결정한다. 정환봉 서영지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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