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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민청원 동의 누르면 500원"…조직적 여론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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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죠. 30일 안에 20만 명이 동의를 해야 정부 답변을 들을 수 있는데, 요즘 청원 글에 동의해주면 돈을 주겠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정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A 씨는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에 들어갔다가 황당한 글을 발견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만 눌러주면 한 건당 500원을 즉시 입금해주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A 씨/채팅방 참여자 : 원래 다른 목적의 채팅방이에요. 근데 갑자기 이게 막 올라오더라고요.]

이 채팅방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운영자는 특정 청원 글을 공지해놓고 동의했다는 인증 사진과 이름, 계좌 번호를 보내 달라고 합니다.

참여자들은 많게는 수십 건씩 동의했다는 인증 사진을 보내고 너도나도 계좌 번호를 알려줍니다.

작업은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한 채팅방 운영자는 자신을 모집 담당자라고 소개하며 단계별로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A 씨/채팅방 참여자 : 1차 모집, 2차 모집 링크 뿌려주고. 입금하는 사람 따로….]

일반 소비자 마케팅 업체들도 의뢰만 하면 국민청원 동의 작업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마케팅 업체 직원 : (국민 청원 의뢰하면 도와주실 수 있는 거예요?) 그렇죠. (얼마 정도?) 그래도 (건당) 3천 원은 받아야 할 것 같아요.]

청와대 국민청원을 본뜬 지자체 시민청원에서도 비슷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청원 글에 동의해주면 건당 1천 원을 준다는 광고 글을 역추적해 봤습니다.

다름 아닌 청원 글을 올린 사람이 자기 돈으로 이런 일을 꾸민 겁니다.

[B 씨/지자체 시민 청원 : 제가 한 270명 정도 모았어요. 진짜 힘들었죠. 한 명 한 명씩 제가 돈을 줬죠.]

지자체 청원은 수백에서 수천 명만 동의하면 답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돈을 써서 머릿수 채우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국민 청원이 왜곡되고 순수성이 깨질 수 있는 상황, 편법을 막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박선수)
하정연 기자(h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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