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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폭스바겐에 1300억 벌금 폭탄…EU "탄소배출량 기준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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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폭스바겐그룹이 작년 유럽연합(EU)의 이산화탄소(CO2) 배출 기준을 달성하지 못해 벌금으로 1억유로(약 1342억원) 이상 내게 됐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우디, 포르쉐, 스코다 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폭스바겐그룹이 작년 EU 지역에서 판매한 신차의 평균 CO2 배출량은 ㎞당 99.8g으로 EU 기준치인 ㎞당 95g을 초과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올해 전기차 신모델을 출시하며 CO2 배출량을 전년 대비 20% 가까이 줄이는 데 성공했으나 강화된 EU 기준을 충족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이번 실패가 디젤차 매연을 축소 조작한 스캔들을 떨쳐내고 전기차 분야에서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하려던 폭스바겐그룹의 계획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FT는 해석했다.

폭스바겐그룹은 향후 10년 동안 전기차 2600만대를 판매해 테슬라를 앞지를 계획이었다. 반면 폭스바겐그룹 경쟁사인 다임러, BMW는 최근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 수요 증가에 힘입어 EU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그룹은 올해 초 폭스바겐 전기차 신모델 ID.3를 출시하며 EU 기준 충족을 자신했지만 신차가 소프트웨어 문제에 휘말리자 곤란해졌다. 폭스바겐그룹은 전기차 제조 업체 MG모터, 아이웨이스, 중국 지리자동차가 소유한 택시 제조 업체 LEVC 등에서 탄소배출권을 구입했지만 EU 기준을 맞추는 데 실패했다고 FT는 전했다.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2020년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EU CO2 배출 기준 달성을 간발의 차로 놓쳤다"고 밝혔다.

올해는 주요 브랜드들이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기 때문에 기준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폭스바겐그룹은 벌금 부과 비용을 이미 이전 분기에 반영했기 때문에 이번 타격이 향후 수익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작년부터 배기가스 배출 단속을 강화해 차량 한 대당 평균 CO2 배출량을 ㎞당 95g으로 정하고, 이를 초과하면 벌금으로 1g당 95유로에 전년 제작된 신규 등록 차량 수를 곱한 금액을 내도록 규정했다.

폭스바겐그룹은 갈수록 엄격해지는 EU 배기가스 배출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유럽에서 판매하는 하이브리드·전기 자동차 비율을 2030년까지 이전 목표치인 40%를 넘어 6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작년 EU 목표치를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전역에서 전기차 31만5400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7만2600대) 대비 4배가 넘는 수치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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