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4000만원대 벤츠' A클래스, 크기·성능·감성 'A·C·E'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젊을 땐 BMW, 나이 들면 벤츠'.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BMW냐 메르세데스-벤츠냐를 놓고 갈등할 때 종종 들을 수 있는 말이다. BMW와 벤츠는 독일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답게 기본기가 탄탄하고 품질도 우수하다. 다만 BMW는 역동적이면서 젊은 감각을, 벤츠는 우아하면서도 중후한 매력을 지녔다고 평가받는다.

두 브랜드 판매실적도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개인 구매자 연령별 통계를 분석한 결과다. 벤츠는 40대가 가장 선호했다. 지난해 개인이 구입한 벤츠 차량 4만2067대 중 1만3317대는 40대가 샀다. 그다음으로 30대(1만1738대), 50대(9087대), 60대(4652대), 20대(2017대) 순으로 나왔다.

BMW는 30대가 가장 많이 구입했다. 개인 구매 차량 3만6540대 중 1만5205대가 30대 몫이었다. 그 뒤를 40대(1만1583대), 50대(5018대), 20대(2631대), 60대(1717대)가 이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벤츠는 40~60대에서 BMW를 이겼고 BMW는 20·30대에서 벤츠를 잡았다. 벤츠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BMW를 사던 20·30대가 나이 들면 '알아서' 벤츠로 넘어오기를 기다릴 수만은 없다. BMW만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아우디, 렉서스, 볼보, 재규어도 경계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모델로 호시탐탐 벤츠 영역을 노리는 폭스바겐과 미니(MINI)도 견제해야 한다.

생애 첫 차부터 벤츠 외에는 한눈 팔지 않게 가둬놔야 한다. A클래스에 임무를 맡겼다. C클래스와 E클래스로 이어지거나 GLC와 GLE로 옮겨가고 다른 브랜드로 넘어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가두리 구매'의 시작을 담당한다.

A클래스는 처음엔 작은 차체에 가장 적합한 해치백으로 국내 출시됐다. 폭스바겐 골프와 미니 외에는 성공사례가 없는 '해치백의 무덤'에서 쓴맛을 봤다. 벤츠는 해치백보다 세단을 선호하는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18년 선보인 더뉴 A클래스 세단을 지난해 국내에 출시했다.

전장×전폭×전고는 4550×1795×1440㎜다.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730㎜다. 현대차 아반떼(4650×1825×1420㎜, 2720㎜)보다 작다. 길이는 기존 해치백보다 130㎜ 길어졌다. 트렁크 용량은 450ℓ로 해치백보다 35ℓ 늘었다.

짧은 앞뒤 오버행(차체 끝에서 바퀴 중심까지 거리), 낮고 긴 보닛으로 스포츠 세단 성향을 강조했다. 앞모습은 간결하면서 공격적이다. LED 헤드램프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갈수록 날렵해진다. 공격성을 드러내기 위해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날카롭게 파고드는 일반적 형태와 다르다. 그릴 중앙에 자리 잡은 커다란 '삼각별'은 시선을 집중시킨다.

측면에서는 차체 앞쪽부터 뒤쪽까지 가로로 길게 이어진 선명한 캐릭터 라인으로 역동성과 볼륨감을 추구했다. 리어램프는 헤드램프와 달리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당찬 이미지를 강조했다.

실내에서는 계기판과 10.25인치 디스플레이를 가로로 길게 연결한 플루팅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안전·편의 사양은 형님인 C·E클래스에 버금간다. 온도와 조명 조절, 음악 재생, 전화 걸기, 문자 전송 등을 음성으로 작동할 수 있는 지능형 음성 컨트롤 기능을 갖췄다. "안녕 벤츠"라고 말하면 작동한다.

분위기를 살려주는 감성에도 공을 들였다. 중앙에 자리 잡은 항공기 터빈 모양 송풍구 3개는 화려하면서 스포티한 매력을 발산한다. 사각지대 어시스트, 평행·직각 주차를 자동 지원하는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 위급상황에서 제동을 돕는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를 기본 탑재했다. 조수석 시트 조절 방식은 벤츠 구매자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 등받이를 로터리로 돌려야 한다. 불편하다.

가격(개별소비세 인하 적용, 부가가치세 포함)은 4140만원이다. 수입 중형 세단을 살 수 있는 부담스러운 가격대다. 소형차인 폭스바겐 제타보다 1000만원 이상 비싸다. 중고차 가치도 좋지는 않다. A220 2020년식은 잔존가치가 81%에 불과하다.

시승차는 더 뉴 A220 세단이다. 1991㏄ 4기통 가솔린 엔진을 얹었다. 변속기는 7단이다. 최고출력은 190마력, 최대토크는 30.6㎏·m, 연비는 12.7㎞/ℓ다.

스티어링휠은 C·E클래스처럼 촉감이 우수하다. 시동을 걸면 엔진음이 다소 크게 들린다. 기어 변속은 스티어링휠 뒤에 달려 있는 방향지시등 형태의 스틱으로 조작한다.

에코나 컴포트 모드에서는 비교적 조용하고 안락하다. 작다고 통통 튀지 않는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스티어링휠이 무거워지면서 반응이 날카로워진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강하게 치고 나간다. 달리는 맛은 C클래스보다 낫다. 작은 체구에 강심장을 얹은 효과다. 지그재그 구간이나 다른 차를 경쾌한 몸놀림과 안정된 움직임으로 제친다.

벤츠 A220 세단은 A클래스지만 성능은 C클래스, 감성은 E클래스를 추구했다. 'ACE 전략'은 통했다. 존재감이 미미했던 해치백과 달리 지난해 4014대가 팔렸다. 소형차 중 유일하게 수입차 판매 10위에도 올랐다. 벤츠의 에이스(ACE)가 됐다.

매일경제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