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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LG, 스마트폰 사업 분할 후 매각 대상자 찾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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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마트폰사업 철수로 가닥…단기간엔 무리

인력재배치·사업축소→ 분사→ 매각 시나리오 유력

"유럽·북미쪽 보단 아시아쪽이 가능성 높아"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LG전자(066570)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부를 분사시켜 매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력 재배치를 통해 핵심 연구개발 인력은 남기고 회사를 분할해 투자자를 찾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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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전략폰 ‘윙’(왼쪽)은 혁신성은 높이 평가받았으나 부진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2%대로 10위권에 간신히 드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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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매각’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MC사업본부 정리를 위해 인력 재배치 및 사업 축소 후 분사 과정을 거쳐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외부 자본을 유치해 지분을 전량 매각하거나 새로운 대주주를 찾겠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려는 LG전자측에서는 ‘통 매각’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현재 스마트폰 시장 환경을 고려했을 때 매각 대상자를 찾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단기적으로는 사업 축소와 중저가 제품 위주 운영을 통해 몸집을 가볍게 만들면서 투자자를 찾는 것이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장 유력한 매각 대상자로 거론되는 빈스마트의 경우 지난해부터 이야기가 나왔는데 진전이 없다”며 “지금까지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텐데, 갑자기 태도가 바뀔 것 같진 않다”라고 전했다.

JV를 설립할 경우 참여할만한 투자사로는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빈스마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회사에서 지분 전량 혹은 대주주 지위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지분을 인수하면 사실상 스마트폰 사업을 떼어내는 셈이 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스마트폰 사업부를) 스핀 오프(회사 분할)한 후에 100% 다 매각하거나 대주주 지위를 넘기는 방안을 추진할 공산이 크다”며 “유럽계와 미국계는 과거 (스마트폰 사업에서) 실패 경험이 있어 참여하지 않을 것 같고 아시아(베트남, 중국)쪽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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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지난주 ‘CES 2021’에서 선보인 ‘LG 롤러블’. 예정대로 출시된다면 세게 최초 롤러블폰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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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폰 이미지 자칫 가전·TV에도 악영향

LG전자가 MC사업본부를 사업부로 축소하고 존속시키면서 제조자생산개발(ODM)으로 중저가 라인만 운영하는 방안도 제기되지만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에서 채택하고 있는 모델이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인데다 중국 시장을 등에 업은 기존 사업자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들다는 평가다. 또 주력 상품군인 가전과 TV에서 구축해온 프리미엄 이미지와 브랜드 전략 면에서 충돌이나 상쇄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득보다 실이 클 것으로 보인다.

설계·디자인 등 핵심 연구개발 인력만 남겨 TV와 사운드바, 무선이어폰 등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부와 합치고, 롤러블폰 같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개발은 지속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해서 모바일 기술을 다 버리는게 아니다”라며 “관련 기술을 다른 사업부문에서 내재화할거고 연간 기준으로 연구·개발(R&D)을 진행할 것”이라고 봤다.

한편,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사장)는 전날(20일) MC사업부 매각설과 관련 임직원들에게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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