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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정치인 출신 장관 8명 '의원님 내각'…文정부 원년멤버 모두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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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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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의원들이 내각을 속속 채우고 있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 당정의 연결고리를 공고화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권 후반기마다 반복돼 온 정책 원동력 약화에 대응하려는 인사라는 분석도 있다. 사실상의 '의원 내각제'가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문 대통령은 20일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는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문체부 장관 후보자에는 황희 민주당 의원, 중기부 장관 후보자에는 권칠승 민주당 의원이 내정했다.

재선인 황 의원과 권 의원은 친문(親文) 핵심으로 꼽힌다. 두 의원 모두 참여정부의 청와대 행정관 출신이다. 황 의원은 친문 의원들의 모임으로 주목 받은 '민주주의 4.0'을 주도했다. 황 의원과 권 의원은 친문 모임이었던 '부엉이 모임'에도 참여했다.

황 의원과 권 의원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현역 의원 장관은 최대 6명으로 늘어난다.

현역 의원인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7월 취임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다. 지난 개각 대상에 포함된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 한정애 환경부 장관 후보자도 현역 의원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직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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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외교부 장관에 정의용(왼쪽부터)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現),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황희 국회의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권칠승 국회의원을 내정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1.01.20.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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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될 경우 비정치인 출신 장관은 10명으로 줄어든다. 18개 중앙부처 중 정치인 출신 장관이 8명이다. 정의용 후보자도 국회의원 출신이다. 교체설이 나왔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해양수산부 장관 역시 현역 의원들이 후임자로 거론된다.

여권 내부적으로는 정권 후반기에 관료들의 기강 잡기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정책도 당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런 의중을 반영해 현역 의원들의 내각 입성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거대여당의 여유로운 의석수 역시 현역 의원의 입각에 부담을 줄인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역량 있는 분들이 배치가 됐다. 집권여당으로서 더욱 막중한 책임감으로 정부를 뒷받침하겠다"며 "2명의 의원 출신 장관 지명자는 부처의 업무 수행 능력에서 손색 없는 분들로서 특히 국회와의 협치 부분에서 누구보다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역 의원들이 대거 입각하면서 행정부와 입법부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장관을 비롯해 여러 직의 인사를 하는데 있어 출신이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며 "도덕성, 전문성, 리더십에서 누가 적임자냐 하는 인선 기준에 따라 선정한 인사라고 해석해 달라"고 말했다.


文정부 '원년멤버' 모두 교체…친문 대거 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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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01.19. kmx11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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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내각의 최장수 장관이었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교체되면서, '원년멤버' 장관은 이제 제로가 됐다. 지난해 12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 이어 마지막까지 남았던 강 장관마저 모두 교체됐다.

문 대통령은 20일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3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했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이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75), 문체부 장관 후보자에 황희 국회의원(54), 중기부 장관 후보자에 권칠승 국회의원(56)을 각각 내정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강 장관 별명이 '오(5)경화' 장관이었다. 문재인정부 5년간 계속 장관을 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날 전격 교체됐다. 국제정세의 ‘새 판’이 깔린 만큼 진영을 재정비한 것으로 보인다. 정의용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첫 국가안보실장으로서 외교·안보 정책에 깊숙이 관여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의 ‘원년 멤버’다. 바이든 미국 정부와 새로운 조율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남북·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깊숙이 관여한 정 후보자의 임명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최초의 여성 외교부 장관인 강 장관은 재임 기간 동안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 과정에서 있어 주요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외교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2018년 9월 평양 정상회담 수행 차 방북하기도 했다.

첫 여성 외교장관으로 업무를 수행하며 '유리 천장'을 깬 것도 강 장관의 성과란 분석이다. 외교부 장관이 국민적 관심을 받았던 사례는 많지 않았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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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뉴시스]추상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을 방문해 코로나19 백신 생산 시설을 시찰하던중 백신을 들어보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는 국민들의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위해 공급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2021.01.20. scch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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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년멤버들이 나간 자리엔 '친문(친 문재인)' 의원 출신들이 대거 포진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문화체육부장관에 각각 내정된 권칠승 의원과 황희 의원은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친문 핵심인사들로 꼽힌다. 두 사람은 친문 인사들의 모임인 '부엉이 모임'의 멤버다.

부엉이 모임의 좌장 역할을 맡았던 전해철 의원도 지난해 12월 행정안전부 장관에 임명됐고, 법무부 장관 후보로서 인사청문회를 앞둔 박범계 의원도 부엉이 모임에 속했다.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친문 의원들을 연이어 기용해 정권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본다. 의원 출신 장관들은 문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의원 신분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대통령의 퇴임 이후까지 함께 할 수 있다.

청와대는 다만 이런 해석을 경계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장관을 비롯해 여러 직의 인사를 하는 데 있어 출신이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도덕성, 전문성, 리더십에서 누가 적임자냐하는 인선 기준에 따라 선정한 인사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 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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