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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상처 사진 찍는 고유정 습관, 되레 재혼남편 폭행 무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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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고유정(38).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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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38·여)이 결혼 생활 동안 폭행당했다며 숨진 의붓아들 친부를 고소한 사건에 대해 법원이 친부의 손을 들어줬다.

제주지법 형사3단독 재판부는 20일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고유정의 재혼 남편 A씨(38)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고소인인 고유정의 말보다 의붓아들 친부의 진술에 더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고유정은 'A씨로부터 잦은 폭력에 시달렸다'고 주장하며, 지난 2019년 7월 A씨를 고소했다. 검찰 측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4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고유정을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폭행을 전면 부인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먼저 폭행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폭행으로 볼만한 행위가 있었다면 고유정의 자해 행위 등 이상행동을 막기 위해 방어하는 과정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고유정의 주장처럼)피고인이 아령으로 문을 부순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후 폭행으로 이어지지 않은 정황을 볼 때 고유정의 자해행위를 막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이 더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유정은)몸에 상처 등을 입으면 사진을 찍어 놓는 습관을 가졌다"며 "그러나 이번 사안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찾아보기 어려운 점도 피고인 주장에 더 신빙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고유정이 의붓아들 살인 의혹에 대한 대질 조사 이후 뒤늦게 재혼 남편을 고소한 것도 법원은 타당하지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자신이 의붓아들 살해범으로 의심받게 되자 복수감정 때문에 고소했을 동기도 있다"며 "이러한 상황을 모두 종합하면 이번 사건은 검찰 측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무죄 판단 이유를 밝혔다.

한편 고유정은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지난 2019년 5월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A씨(사망당시 37세)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사체손괴·은닉)다. 이후 의붓아들 살해 혐의도 받았지만, 원심과 항소심 법원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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