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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기관 ‘코스피 12조 밀당’… 외국인은 구경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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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삼천피’ 치열한 줄다리기

코스피에서 12조5000억원을 순매수한 개인 투자자(개인)와 12조8000억원을 순매도한 기관.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코스피 상승을 전망하는 개인과 주식을 내다 파는 기관 사이에 치열한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미리 정해둔 자산별 비중을 맞추기 위해 올해 주가가 오른 국내 주식을 팔고 있는 것은 증시에 악재지만, 개인들이 추가로 투입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증시가 더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와중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특정한 방향성 없이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모양새다.

20일에도 개인은 1조4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71% 상승한 3114.55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5일 3100선이 무너진 이후 3거래일 만에 다시 3100선을 회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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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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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더 끌어올 ‘실탄’ 있나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8일 기준 68조8000억원이었다. 지난해 초(27조5000억원)와 비교하면 2배가 넘는 규모다. 하지만 개인의 ‘투자 여력'이 더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NH투자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코스피가 첫 2000선을 돌파했던 2007년에 개인은 순저축액(가처분소득에서 지출을 뺀 금액)의 80%를 직접 투자나 펀드 등을 통해 국내 증시에 투자했다”면서 “2007년처럼 순저축액의 80%가 증시에 몰려온다면 올해 개인 순매수 금액은 157조원까지 늘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개인이 국내 증시에 투자한 금액인 54조원(주식 직접 투자 금액에서 펀드 투자금 감소분을 뺀 금액)의 3배가 넘는 규모다. 2019년 18.6%였던 저축률이 2016년의 22.3%까지 높아지는 낙관적인 시나리오라면 순저축액이 올해 255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 중 80%가 주식시장으로 유입된다면 올해 개인의 주식 순매수액은 204조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고 김 연구원은 밝혔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가 국내 증시 시가총액 대비 투자자 예탁금과 주식형 펀드 투자금을 합친 금액의 비율을 뽑아본 결과, 지난 18일에는 이 비율이 7.08% 수준이었다. 지난해 1월 말(7.96%)보다 낮고, 2005년 이후 최고치였던 2008년 11월의 26.86%에 비하면 3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김 교수는 “시장 규모가 커졌고, 주식형 펀드에 있던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현재 주식 시장에 투자됐거나 투자될 예정인 투자자 예탁금이 과거에 비해 많은 수준은 아니다”라고 했다. 저금리 기조로 은행 이자보다 주식의 배당 수익률이 더 높아졌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개인이 주식으로 더 많은 자금을 끌고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추가 상승 동력이 부족해 코스피가 10% 정도 하락할 수도 있다고 김 교수는 전망했다.

◇기관 투자자는 대체 왜 파나

20일 코스피가 3100선을 회복하는 와중에도 기관은 국내 주식을 팔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모인 온라인 게시판 등에서는 “대체 국내 증시만큼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분야가 어디에 있다고 이렇게 주식을 팔아치우나”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올 들어 기관은 코스피에서 12조8000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이 중에 연기금(5조9000억원 순매도)의 비중이 가장 크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연기금은 주식과 채권, 주식 안에서도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의 정해진 투자 비율이 있는데, 코스피 상승으로 국내 주식 자산의 비중이 커지자 원래 정해진 자산별 비율을 맞추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연금의 자산 배분 목표에서 국내 주식의 비중은 지난해 17.3%에서 올해 16.8%로 더 낮아졌기 때문에 연기금의 매도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익 교수는 “연기금이 당장은 코스피 상승에 방해가 되는 것 같지만, 지난해 3월처럼 코스피가 하락했을 때는 주식을 더 많이 사들이기 때문에 추가 하락을 막는 역할도 한다”며 “지금처럼 코스피가 급등했을 때 시장 과열을 해소하는 역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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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왜 관망하나

개인과 기관의 치열한 공방전에 아랑곳없이 외국인은 잠잠하다. 외국인은 올 들어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600억원을 순매도했다.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작은 규모다.

외국인 관망세는 환율 때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연초 서울 증시가 많이 오른 데다 달러 약세 분위기가 주춤해지면서 외국인이 달러를 원화로 바꿔 투자할 만큼 한국 주식이 매력적이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또 외국인이 지난해 10~11월에 삼성전자 주식을 5만~7만원대에 대거 사들였는데 지난달부터 이를 팔면서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에선 “외국인이 국내 증시 투자를 재개하면 코스피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19일까지 4주간 아시아 신흥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 자금을 보면 대만(45억달러 순매수), 인도(39억1000만달러 순매수) 증시 등에 비해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금액(6억9000만달러)이 많은 편은 아니다.

[홍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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