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버팀목자금(3차 재난지원금).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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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소형화물차를 운전하는 박모씨는 2·3차 재난지원금을 모두 못 받았다. 주변의 동종업계 소상공인 약 60명 중 유일했다. 소상공인 지원센터와 관할 지자체 등에 문의했지만, “저희 쪽에선 알 수 없다”는 회신만 받았다. 지인의 도움으로 겨우 지원금 부지급 이유를 확인한 박씨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세무서 직원의 실수로 2019년보다 2020년에 돈을 더 번 것처럼 돼 있었다. 박씨는 “지원금 부지급 사유를 명확히 알려주지도 않고 시간만 지체했다. 해결 방법을 찾을 시간도 없이 지원금 지급을 차단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2. 전남 구례에서 지난해 8월 미용실 겸 두피샵을 차린 황모씨는 최근 자신이 3차 재난지원금 대상자가 아니라는 말을 듣고 황당했다. 창업 이후 9~11월 평균 카드매출액이 34만원인데 12월에 41만원으로 늘었다는 이유였다. 앞서 2차 재난지원금(새희망자금) 신청 당시엔 5월 이전 개업자가 아니라 대상에서 제외됐다. 황씨는 “가게 유지도 안 되는데 한 달 매출 몇만 원이 늘었다고 지원금을 못 받는 게 말이 되느냐. 이런 어이없는 지원책이 어디 있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소상공인 버팀목자금(3차 재난지원금) 신청 첫날인 지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직원들이 온라인 접수가 어려운 시민들의 신청을 돕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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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대상자 선정·지급 과정에 대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일 오전 “지난 9일 동안 버팀목자금 대상자 280만명 중 90%에 해당하는 252만명에게 이미 3조4901억원을 지급했다”고 밝혔지만, 앞서의 ‘구멍’으로 받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할 창구가 미비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이날 “버팀목자금 전용 콜센터에 500명이 넘는 상담원을 배치하고 카카오톡 등 소통 창구도 다양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버팀목자금 온라인 신청을 위한 동시 접속자 수가 최대 18만명을 기록하는 등 초반에 신청자가 몰렸지만, 현재는 원활하게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기부는 새희망자금을 받지 못한 소상공인 중 지난해 1~11월 개업한 경우와 12월 매출이 9~11월 월평균 매출보다 감소한 일반업종까지도 지원 대상에 추가할 계획이다. 2번 사례의 황씨는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 사이 ‘행정 칸막이’가 현장 목소리를 차단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지원금 지급 주체인 중기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신청자 서류를 자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하고 각 지자체와 국세청 등에 공문을 보내 일일이 물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공문이 누락되면 확인은 더 지체된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측은 “집합제한·금지 업종 중 학원은 교육부에서, 음식점·카페는 지자체에서 데이터베이스(DB)를 받아 명단을 보완하고 있다”며 “오는 25일 해당 소상공인에게 다시 안내 문자를 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두 번 일해야 하는 비효율적인 전달 체계”라며 “중앙정부가 주도해 지자체의 역할을 키우고 금융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등 시스템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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