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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사업 기틀 마련한 김상하 삼양그룹 명예회장 별세…향년 9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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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화학소재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재단 이사장으로 인재 육성·학문 발전에 관심

'최장수' 대한상의 회장, 농구협회장 등 역임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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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식품·화학소재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기여한 김상하(사진) 삼양그룹 명예회장이 20일 오후 2시 노환으로 타계했다. 향년 95세.

고인은 삼양그룹 창업주인 수당 김연수 선생의 7남 6녀 중 5남으로 1926년 서울에서 태어나 1949년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해 삼양사에 입사했다. 형인 김상홍 명예회장과 함께 부친을 도와 오늘의 삼양을 만들었다.

고인은 1950~1960년대 삼양사의 제당·화섬사업 진출을 위해 기술 도입을 추진하고 울산 제동공장과 전주 폴리에스테르공장의 건설 현장을 이끌었다.

이와 함께 삼양사 사장·회장을 역임하는 동안 폴리에스테르 섬유 원료인 테레프탈산(TPA),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전분·전분당 사업에 진출해 식품·화학소재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했고, 패키징·의약바이오 사업에도 진출해 미래 성장동력도 준비했다.

아울러 고인은 2010년 양영재단과 수당재단, 하서학술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해 인재 육성과 학문 발전에 기여했다. 투병을 시작하기 전까지도 매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그룹 본사로 출근해 재단 활동을 직접 챙길 정도로 애정을 보였다.

고인은 대한상공회의소장, 대한농구협회장, 제2의 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한일경제협회장, 환경보전협회장을 포함해 최대 100여개의 단체를 이끌며 경제·체육·환경·문화 등 사회 전반의 발전에 헌신했다.

특히 대한상의 회장에 1988년 취임한 이후 12년 동안 재임하며 최장수 회장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대한농구협회장도 1985년부터 12년간 맡아 한국 농구의 중흥을 이끌었다. 공로를 인정받아 1975년 동탑산업훈장, 2003년 국민훈장 무궁화장, 2008년 자랑스런 전북인상 등을 수상했다.

고인은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구분하는 혜안으로 유명했다. 1990년대 국내 화섬업계가 경쟁적으로 신·증설할 때 사업의 한계를 예상하고 삼양사의 화섬사업 확대 중단을 선언했다. 1997년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 많은 사람들이 고인의 혜안에 감탄했다. 고인은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외환위기 당시 인력구조조정을 추진하던 임원에게 기업 환경이 일시적으로 나빠졌다고 직원을 함부로 내보낼 수 없다며 인원 감축을 백지화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아내 박상례 여사와 아들 원(삼양사 부회장)씨, 정(삼양패키징 부회장)씨 등 2남이 있다. 고인의 유지를 따르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조문과 조화, 부의금을 정중히 사양하기로 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 발인은 22일 오전 8시2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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