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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코로나 백신 무조건 고령자 우선?…위험 큰 고령자는 걸러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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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인도서 백신 접종 후 사망자 발생…각국 당국은 "백신 관련성 없다"

"고령자도 혜택 큰 순서대로…쇠약한 고령자라면 접종 부담될 수도"

뉴스1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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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고령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해외에서 계속 보고되고 있다. 노르웨이에서는 요양원에 거주 중인 고령자 33명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했다. 지난 주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인도에서도 2명이 사망했다. 양국 정부는 백신 접종이 사망 사례와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저질환이 심하거나 고령등으로 신체가 극도로 쇠약한 경우 백신 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가벼운 증상만으로도 위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요양병원 환자 등 고령자들에 대한 접종 시 예진을 통해 미리 접종자를 선별해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고령자, 백신 접종 혜택보다 위험 크다면 걸러내야

국내 방역당국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앞서 백신 접종을 시작한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과 관련된 다양한 부작용 및 사망 사례가 보고될 수 있다.

따라서 노르웨이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백신 접종으로 인한 피해를 줄여야 한다.

우선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국내 고위험군인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 우선 접종 대상자로 선정될 확률이 크다. 그러나 단지 고령의 기저질환자라는 이유로 무조건 백신을 접종할 것이 아니라 임종을 앞두고 있거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환자 등 의료진이 판단했을 때 백신 접종이 위험할 수 있는 환자들은 미리 걸러야 한다.

20일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노르웨이 요양병원에서 일주일에 약 280명이 돌아가시는데 고령자라고 백신을 접종을 하다 보니 겹치는 경우가 생겼을 수 있다"며 "국내에서도 말기 환자들이나 치료를 중단하신 분들 등 백신 접종으로 혜택보단 위험이 크신 분들은 미리 선별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열, 근육통 등 일시적인 증상이라도 이미 쇠약해진 몸상태로 인해 백신 접종후 나타나는 증상이 환자들에게는 부담이 크다. 백신 접종은 위험보다 그 혜택이 클 경우에 맞는데 상황이 좋지 않은 환자들은 백신 접종으로 보는 혜택보다 위험이 클 수 있다.

김우주 교수는 "의료윤리학자라던지 전문가들이 협의하에 어떤 식으로든 미리 백신 접종 기준을 정하고 의료진에 교육을 시켜 예진을 할 때 좀 걸러서 이런 사망사고나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접종대상을 선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백신 접종 후 사망 33명…노르웨이 의약청 "백신 관련성 말하기 어려워"

지난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노르웨이에서 이날 기준으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BNT162b2' 접종 후 발생한 사망 건수가 33건을 기록했다.

사망자들은 모두 75세 이상의 고령이었으며 지병을 앓고 있었다. 노르웨이 의약청은 예방접종 부작용으로 지병이 악화돼 사망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판단했다. 일상적으로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증상이 신체 능력이 매우 약한 고령 환자들의 상태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노르웨이 의약청은 이어 "사망 사례가 백신과 관련됐거나 치명률이 높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김우주 교수는 "백신을 맞으면 열이나 근육통, 피로, 오심(매스꺼움),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 굉장히 쇠약하고 임종을 앞둔 환자들은 조금만 컨디션이 안 좋아도 급격하게 상태가 나빠져 돌아가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기치 않던 질병도 영향…백신 접종과 직접 관계없을 수 있어

기저질환이 없었던 건강한 사람이 사망한 경우도 있었다.

이달 초 기저질환이 없었던 포르투갈의 간호사가 백신 접종 후 이틀 만에 사망한 데 이어 미국에서도 건강했던 56세 남성이 백신 접종 후 사망했다.

지난 12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거주 중인 56세 의사가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은 지 16일 만에 뇌출혈로 사망했다. 그는 백신 접종 3일 후 내출혈 증상을 보여 응급실로 이송돼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ITP)' 진단을 받고 입원 2주 만에 출혈성 뇌졸중으로 숨을 거뒀다.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은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자가항체 또는 기타 면역기전에 의해 혈소판이 지라(비장) 등에서 파괴된다. 말초혈액에서 혈소판 감소증과 출혈이 현저히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며 대부분의 경우 발병 원인을 알 수 없다.

김우주 교수는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은 백신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질환은 아니다"며 "아마 그 의사가 그 때 병이 발병해서 문제가 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에서는 코로나 19 백신을 맞은 후 최소 2명이 사망했다. 지난 16일 예방접종을 맞은 후 하루 뒤에 사망한 52세 남성은 폐에 고름이 발견되고 심장 비대증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날 백신을 맞고 사망한 43세 남성 또한 심폐부전 증상이 있었다.

인도 보건당국은 18일(현지시간) 사후 보고서를 통해 사망자는 백신 자체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까지 예방 접종으로 인한 중증 부작용 사례는 없다며 이상반응은 예방 접종 후 예기치 않은 의학적 질환의 발생으로 인한 것으로 백신 또는 예방 접종 과 관련이 없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인도에서는 18일 기준 38만1305명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았으며 그중 최소 580건의 부작용이 보고됐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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