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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삼성·LG, 1억원대 초고가 TV 경쟁…‘살 사람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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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1월 말까지 1억7000만원 TV 사전예약
LG, 1억원 TV 수요 지속…선주문 후생산 방식
초고가 TV 수요 확인, 제품군 확대 전망

조선비즈

삼성전자 110인치 마이크로 LED TV.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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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1대당 1억원대에 달하는 초고가 TV를 내세워 고급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두 업체 모두 구체적인 판매 수치를 함구하고 있지만, 고급 TV를 원하는 수요가 있어 실제 구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수요를 확인한 만큼 앞으로도 초고가 TV 출시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부터 110인치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 사전예약을 진행 중이다. 이달 29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진행되는 사전예약 이후 3월 중 사전예약자를 대상으로 제품 출고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제품의 가격은 1억7000만원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구체적인 판매 수치는 밝힐 수 없지만 현재 사전예약 수요는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110인치 마이크로 LED TV는 스스로 빛을 내는 100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무기물 LED칩 2400만개를 기판 위에 이어 붙였다. 칩의 수명은 10만시간으로, 약 11년 6개월에 달한다. 오는 3~4월에는 99인치 제품도 출시하고, 이보다 더 작은 70~80인치대 제품도 연내 도입을 계획 중이다. TV 크기가 작아지면 제품 내 들어가는 부품들 역시 작아져야 하기 때문에 보다 고도화된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마이크로 LED TV 출시가 초기인 만큼 더 많은 제품이 나오고, 수요가 증가한다면 ‘규모의 경제’에 따라 가격도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선비즈

LG전자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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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앞서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출시한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을 판매 중이다. 1대당 가격은 1억원이다. 65인치(대각선 길이 약 163cm) 화면으로,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올레드만의 압도적 화질을 구현한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롤러블 TV의 패널 내구성 시험을 위해 말았다가 펴는 과정을 10만번 진행했다. 하루 30번 정도 TV를 말았다가 편다고 가정하면 약 10년까지는 문제없는 셈이다.

1억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을 찾는 수요는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해 10월 LG전자가 영국 자동차 브랜드 벤틀리와 초청자만을 대상으로 제품을 전시하는 행사를 진행했는데, 당시 모든 일정 예약이 조기에 마감됐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은 일반 TV와 다른 구매자 ‘맞춤형 TV’다. 제품 외관에 적용한 리얼 알루미늄에는 구매자가 원하는 각인을 넣을 수 있다. 스피커에는 명품 패브릭 브랜드 크바드라트 원단이 쓰이는데, 색상도 선택할 수 있다. 일반 TV와는 생산 공정이 차별화된다. 선 주문 후 생산에 들어가며 생산에 최소 몇 주가 소요된다는 게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삼각별’로 유명한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상위 모델인 S클래스와 맞먹는 가격의 초고가 TV가 실제 팔릴지에 대한 우려가 무색하게 결국 ‘살 사람은 산다’는 게 확인됐다는 평가다. 실제 1966년 금성사(현 LG전자)가 내놓은 국내 최초의 흑백TV ‘VD-191’의 당시 소비자 가격은 6만8000원이었다. 당시 80㎏ 쌀 한 가마니 가격이 2500원, 직장인 월평균 소득이 약 1만2000원이었다. 직장인이 5개월 동안 한 푼도 쓰지 않아야 TV 1대를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럼에도 VD-191은 추첨을 통해 팔아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초고가 TV는 판매량이 많지 않더라도 회사의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인 제품이다"라면서도 "초기 TV 시장처럼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난다면 대중화의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김양혁 기자(presen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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